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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소유 Nov 01. 2021

10월의 단풍나무에게





그 누가 새순 움트는 계절만 예쁘다 하던가

한해간 같은 자리에서 눈과 비와 바람을 맞아내고 고웁게 농익은 단풍을 우리는 마음껏 기뻐하지 않는가


이내 사그락- 공기를 가르며 떨어지는

그의 마지막 춤사위를 본 적이 있는가


떨어진 이들이 한 데 모여 레드카펫을 펼 때

그 위에 올라 보았는가

그때에 그들이 내는 마지막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태어난 순간 부터 땅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다시 흙이 되어 다른 새생명이 싹을 틔우는 품이 되는 그날까지

하루도 아름답지 않은 날이 없다.


그대, 잘 살아온 만큼

주름살이 유려하다


 10월의 단풍나무 같다.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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