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글동글 무당벌레

난화기(만 2세~4세) 아이들의 작품 완성도와 수업방법

by slonie


**추천 연령 : 30개월 ~ 5살, 발달 느린 6살



지난 수업에서는 봄에 만나는 작은 친구 ‘애벌레’를 만들었어요. 오늘은 그 애벌레가 자라 번데기가 되고, 마침내 무당벌레가 되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해 볼 거예요.


무당벌레를 떠올리면 빨간 등껍질과 검은 동그라미 무늬가 가장 먼저 생각나지요. 하지만 알고 보면, 무당벌레는 빨간색뿐 아니라, 노란색이거나 흰 점무늬의 친구도 있답니다. 집에 있는 자연관찰 책을 함께 보며 다양한 무당벌레의 모습을 찾아보세요.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이며 관심이 한층 더 깊어질 거예요.




오늘의 미술활동에는 '동그라미'가 많이 등장해요. 그래서 저는 가볍고 통통 튀는 탁구공을 준비했어요.




저는 한 가지 놀잇감으로 다양하게 놀이하는 것을 즐기는데요. 계란판에 색깔별로 담으며, 색의 인지와 수감각을 발달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제가 소개해드릴 활동은 ‘동글동글 공 떨어뜨리기’ 예요.

1. 종이컵을 뒤집어놓고 그 위에 탁구공을 올려두세요.

2. 코끼리피리를 ‘뿌~~’하고 불어서 떨어뜨려요!

3. 가장 빨리 공을 떨어뜨리는 친구가 이기는 거예요!!





이 놀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즐거워요. 한바탕 소리 내서 웃고 나면, 아이들의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져서 수업에 더 몰입한답니다.


놀이 중에는 자연스럽게 동그라미 모양을 관찰할 기회를 주세요. 종이컵의 원, 탁구공의 구, 그리고 종이에 그려질 원형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입체감과 현태 감각을 스스로 익혀갑니다.


이제 미술수업을 진행해 볼게요.





준비물

도화지(배경과 동그라미 모양), 물감, 롤러(또는 큰 붓), 붓, 물통, 동그라미 모양 스탬프, 풀, 목공풀, 크레파스, 눈 스티커, 습자지





1. 롤러를 이용해 배경을 색칠해요.

집에 구비된 롤러가 없다면, 큰 붓을 사용해 주세요. 아이들이 평소 사용하지 않던 재료를 사용하면 그림 그리기가 훨씬 흥미로워져요.

배경의 색은 아이가 고르는 것도 좋지만, 무당벌레의 빨간색이 돋보이도록 대비색(차가운 색)을 선택하면 작품이 한층 생생해집니다.





2. 동그라미 모양의 종이를 색칠해 주세요.

그림 그리기를 어려워하는 5살 이하 아이들은 물감 사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재료를 익히며, 소근육 발달을 도울 수 있어요.





6살 친구들도 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도록 하면 자신이 없어서 주저하는 아이가 있어요. 그럴 때는 테이프나 접시를 대고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게 안내해 주세요.

스스로 그려낸 모양을 직접 오리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자라납니다.





3. 물감이 마르면 무당벌레의 눈을 붙여주세요.

아이들은 이 순간을 가장 좋아해요.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간이지요! 이름이나 역할을 붙여주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4. 검은색 물감을 스탬프로 찍어 무늬를 표현해요.

저는 남는 스티로폼을 활용했지만, 병뚜껑이나 안 쓰는 재활용품으로도 충분히 가능해요. '찍는' 행동 자체가 리듬감이 있어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해요.





5. 무당벌레의 다리를 그려요.

크레파스나 색연필로 무당벌레의 다리를 그려요. 이때 무당벌레는 곤충이고 다리가 6개라는 것을 한 번 더 알려주세요. 6개가 있어서 한쪽에 3개씩 그려주는 것이라고요!

발달이 느린 아이는 검은 종이를 오려 붙이게 해도 좋아요.





6. 마무리 꾸미기

색생의 습자지나 반짝이는 재료를 붙여 작품을 완성해요. 오늘 활동은 그리기 중심의 수업이기 때문에 집중이 어려운 아이들은 마지막에 '붙이는 활동'을 통해 끝까지 흥미를 이어갈 수 있어요.







난화기(만 2~4세) 아이의 그림,

완성도 보다 중요한 표현력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놀라거나 걱정하는 부모님이 많아요. 저는 아이가 "못 그리겠어요."라고 말하면 함께 그리지만, 대신 그려주지는 않아요. 한 번 대신해주면, 그다음부터는 자신감보다 의존심이 자라기 때문이에요.


때로는 결과물이 엉망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괜찮아요. 단순한 선과 낙서처럼 보여도, 그건 아이가 마음의 움직임을 종이에 남기기 시작했다는 신호예요.


이 시기의 완성도는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어요. 왜냐면 '결과'가 아니라 '표현' 그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지나면, 조금씩 이름을 붙이고, 의도적인 선으로 세상을 표현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저는 "무당벌레 다리는 이렇게 그려야지."처럼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너는 어떤 무당벌레를 그리고 싶어?"라고 물어요. 그 한마디가 아이의 표현력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니까요.


낙서 같은 그림 속에서도, 아이의 세계는 자라고 있어요. 오늘의 수업이 단순한 그리기 시간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그림 속 동그라미 하나하나에 아이의 감정과 이야기가 숨어 있으니까요!


keyword
이전 08화봄날의 작은 친구, 애벌레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