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은 언제나 맑음
★ 저의 경험에서 나온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먼저 밝히며 글을 시작합니다. ★
저는 아주 간단하게 두 가지 부류로 인간을 나눕니다.
그것은 바로 캠핑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_-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캠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처럼 우연히 캠핑을 따라갔다 캠핑의 마력에 빠져 캠핑을 시작하거나 (제가 이런 케이스입니다.), 유튜브, SNS 등에서 감성 넘치는 판타지 같은 캠핑을 보고 시작한 경우도 요즘은 꽤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다닌 캠핑의 좋은 추억을 가지고 캠핑을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캠핑을 하며 주변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면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은근슬쩍 캠핑 이야기를 꺼낸 뒤 강력히 캠핑을 권하기도 합니다. 그때 캠핑에 조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그럼 캠핑하면 돈이 얼마나 드냐?"라는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캠핑 장비는 사실 어떤 것을 구매하는 가에 따라 드는 비용이 천차만별입니다. 기본 중의 기본인 텐트의 경우 저렴한 제품들도 많지만 유튜브 또는 SNS에서 접하는 감성적인 텐트들의 가격은 최소 100 만원 이상에서 출발하신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백패킹용 텐트나 저렴한 가격의 텐트로 사진이나 영상을 업로드하는 분도 있습니다.) 특히 연예인들이나 셀럽들이 사용하는 텐트나 장비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중에서 구하기도 힘들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자신의 현실에 맞게 캠핑을 시작할지 말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글을 쓰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만약 내가 캠핑을 시작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었을 때 주변에 캠핑을 하시는 사람이 있을 때는 꼭 한 번 따라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눈으로 보는 캠핑과 직접 자신이 체험한 캠핑은 다릅니다.
첫 번째, 자연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 인간의 쾌락(?)을 시샘하는 질투 어린 자연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버라이어티 한 다양한 시련들을 선사할 수도 있습니다.
여름의 폭염과 무더위는 마치 유황불이 부글부글 끓는 불지옥 같습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업보를 쌓았길래 이런 시련을 겪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겨울에 캠핑장에 갑자기 전기가 끊기는 경우 극한의 추위 속에서 영화 은행나무 침대라의 황장군처럼 얼어붙은 채 부동자세로 덜덜 떨며 캠핑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 경험상 가장 무섭고 무자비한 녀석은 바람인데, 아마도 바람은 사계절 내내 캠퍼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일 겁니다.
그리고 야외에서 생활하다 보니 벌레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소림사 단기 속성 과정으로 금강불괴처럼 온몸을 돌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모기가 감히 물 수 없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현실적이지 않고 기피제와 모기향 등으로 벌레를 쫓는다고 하지만 캠핑하는 내내 벌레와의 동거는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캠핑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나 또는 우리 가족이 자연 속에서 며칠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 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실제 제 주변에서도 더위와 벌레 때문에 캠핑을 포기한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현실에 맞는 장비 선택이 중요합니다. 현재 내가 어떤 차를 보유하고 있고, 집에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 캠핑 매장에서 이것저것을 구매한 뒤 사용하지 않거나 보관하기 애매한 장비들을 눈물을 머금고 당근에서 거의 반 값 이하로 판매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승용차(SUV가 아닌 세단형)로 캠핑을 해야 하는 경우 루프백을 올리는 등 수납공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3인 이상의 가족 캠퍼라면 감성 캠핑을 포기하고 미니멀한(경량) 캠핑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사실 감성 캠핑이 보기도 좋고 사진으로 남기기도 좋지만, 아무래도 나무로 된 제품들이 많다 보니 수납과 보관에서 경량 제품들보다는 자리 차지를 많이 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캠핑하시는 분들은 신중하게 한 번 더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감성 캠핑이 아니라면 캠핑을 할 이유가 없다.'라는 분이거나 집이 크거나 별도 창고가 있어 장비 보관에 걱정이 없으신 분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캠핑을 하더라도 신속하게 설치와 철수가 가능하고 신속한 차량 수납 테트리스에 자신이 있고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분들은 장비를 마음껏 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또한 장비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캠핑은 다른 어느 취미에 비해 기변(?)이 심한 편입니다. 캠퍼들의 취향이 다양하다 보니 계속 장비를 변경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고가의 구하기 브랜드를 제외하고 종결자!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제품을 특정할 수 없는 편입니다. 처음부터 끝판왕 같은 제품을 구매하면 좋겠지만, 끝판왕들이 안겨주는 경제적 부담도 있고 '내가 과연 계속 캠핑을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부터 그런 장비를 마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왁자지껄 재미있게 놀고 싶다. 밤새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것의 나의 캠핑 목표다!" 하시는 분들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끼칠 수도 있는 오토캠핑이 아닌 노지 캠핑에 맞춰 처음부터 장비를 선택하시는 것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토캠핑이든 노지 캠핑이든 장비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이럴 때는 다양한 캠핑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구하거나 직접 물어보시고, 캠핑 매장을 방문해 직접 체험해보시고 수납 크기 등을 고려하여 구입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성격과 라이프 스타일이 과연 캠핑이 맞을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잠자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주변 소음에 민감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은 캠핑보다 나들이 형식의 캠크닉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호텔이나 펜션 같은 숙박시설에 비해 캠핑장은 씻는 공간, 화장실은 불편한 편이고(그래도 충분히 씻고, 편하게 응가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이용을 해야 합니다. (요즘 일부 캠핑장들은 프라이빗한 개인 샤워장, 화장실을 갖춘 캠핑장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곳은 거의 펜션급으로 가격이 비쌉니다.)
제가 아는 분도 자신은 캠핑을 다니고 싶어 했지만, 와이프와 자녀가 씻고 자는 문제에 민감해 눈물을 머금고 캠핑을 포기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사람들과의 접촉이 더욱 꺼려지는 경우도 많은데, 잠자리, 소음, 주변 사람들, 공동 사용 등 이런 부분에 민감한 분들은 차라리 캠핑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즐기러 간 캠핑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돌아 올 수도 있습니다.
글을 다 쓰고 보니 마치 "캠핑 이래도 다닐래? 가지 마!"라는 내용으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캠핑을 한 번 다녀와 보면 아시겠지만, 캠핑을 가지 않을 때 금단 현상이 생길 정도로 중독성이 강합니다.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바비큐, 밤하늘을 바라보며 즐기는 불멍, 소중한 사람들과의 특별한 시간, 내 아이가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 캠핑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은 다양합니다.
캠핑을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는 분이라면 제가 겪고, 주변에서 지켜본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며 글을 남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