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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성이 Jul 22. 2022

여름 캠핑은 어떻게 해야 할까?

# 캠핑은 언제나 맑음

학창 시절 제가 좋아했던 뮤지선 중에 국내에서 그리 유명하지는 않지만, Blood sweat & Tears라는 재즈락 그룹이 있습니다. 여름 캠핑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하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Blood Sweat & Tears라는 단어였습니다. 


그러면 제가 왜 여름 캠핑이라는 글을 준비하며 저 그룹 이름을 떠올렸는지 적어 보겠습니다.


1. BLOOD (혈액, 피)


캠핑은 보통 가족 또는 친구, 주변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름 캠핑은 가족, 친구와 함께 시원한 자연 속에서 더위를 피하고 시원한 계곡, 수영장 등에서 여름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데, 안타깝게도 즐거워야 하는 캠핑에 불청객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바로 다양한 곤충 친구들(?)인데 캠핑장은 주로 산, 계곡, 강, 바다 근처이기 때문에 모기, 파리, 나방, 하루살이, 개미 등 다양한 곤충 친구들이 캠핑을 함께 즐기기 위해 찾아옵니다. 


그중 특히 캠퍼들을 괴롭히는 존재는 바로 흡혈귀의 더러운 후손인 '모기'입니다. 모기는 소중한 우리의 피를 흡혈하고 맛있고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과 즐거운 대화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특히 모기 알레르기 (스키터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물리고 나서 피부가 부어오르는 등 심각한 캠핑 후유증을 앓을 수 있기에 아이와 함께 다니시는 캠퍼분들, 모기 알레르기 등 곤충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모기 등 곤충의 퇴치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피를 세상에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 모기 녀석 따위에게 나눠 주기 아깝지 않습니까! 


우리 캠퍼들은 피를 지키기 위해 모기를 쫓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모기 등 작은 곤충들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메쉬 재질로 된 타프 스크린을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끈적거리고 냄새가 나는 등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모기 기피제를 온몸 구석구석 바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온 몸에 기피제로 샤워를 했어도 모기가 물어 뜯기는 하더라고요. 이 녀석들도 아무래도 살아남기 위해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다윈 선생님 1승 하셨네요.)

제가 산 건 아니고 친구가 선물해준 것인데,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저는 여름 캠핑을 갈 때 기피제 + 감전식 모기 퇴치기 + 분필형 벌레 퇴치기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가끔 모기에게 뜯기고는 합니다. 그래도 아무 대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모기에게 덜 물리는 것 같습니다. 


그럼 즐거운 캠핑에서 우리의 소중한 "피" "피!!!"를 사수하시길 바랍니다.



2. SWEAT (땀)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 캠핑을 가도 땀은 흐르기 마련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텐트도 설치하고 장비를 옮기고 배치하는 과정을 겪다 보면 땀은 어쩔 수 없이 흐릅니다. 하지만 여름에 흘리는 땀의 양은 다른 계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봄, 가을, 겨울에 흘리는 땀의 양이 비빔냉면의 양념 정도라면 여름에는 물냉면 육수만큼의 땀을 흘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끔은 몸에서 소바가 생산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상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더위 때문에 아쉽지만 여름 캠핑을 포기하는 캠퍼 분들도 많은데요. 하지만 봄, 가을, 겨울의 캠핑에서 느낄 수 없는 여름 캠핑이 주는 매력은 분명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 캠핑의 순간은 땀 한 번 시원하게 쏟으며 텐트 및 장비 설치를 마친 뒤 시원한 계곡물에 들어갈 때입니다. 몸이 시원해지는 것은 물론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깊은 강원도 계곡에 있는 캠핑장에서 만일 곧바로 계곡 물에 뛰어 들 경우 자기도 모르게 "음리ㅏ멍ㄴ람이림리 시부럴.." 하는 뇌부터 발끝까지 얼어붙으며 정체불명의 단어가 입에서 나오며 한기까지 느낄 수 있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 


여름 캠핑은 그리고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실컷 물에서 놀게 할 수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 물고기, 곤충 채집 등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도시에서 할 수 없는 자연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합니다. 


일단 여름 캠핑을 계획한 순간 '땀'과 '더위'는 포기하셔야 합니다. 땀과 더위가 싫으신 분들은 여름휴가 때 캠핑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으시는 게 현명합니다.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 캠핑장에서 텐트를 설치하다 싸우는 분들도 가끔 봤고, 더위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부채질해주며 발만 동동 구르는 어른들을 보면 이런 분들은 여름 캠핑과는 맞지 않는 분이 아닐까 합니다. 

캠핑 장비 하나를 옮기고 바로 드러누운 아들입니다. 

캠핑은 취향이라 어떻게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여름 캠핑에서는 짐도 가능하면 최소로 하시고, 텐트도 가급적이면 리빙쉘, 터널형 텐트 같이 설치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대형 텐트가 아닌 빠르게 설치할 수 있는 텐트와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타프의 조합으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여름에는 리빙쉘이든 타프 + 원터치 텐트 조합도 덥긴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땀 흘리고 고생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무래도 덜 지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프존 캠핑장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여름에 타프치는 것도 귀찮으신 분들은 그런 타프가 설치된 캠핑장을 방문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타프존 캠핑장은 제가 나중에 별도의 글로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땀을 심하게 흘리면 바로 갈아입을 수 있게 옷도 넉넉하게 준비하시고, 세면도구와 수건 등도 넉넉하게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여름 캠핑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저는 여름 캠핑 출발할 때 래시 가드를 입고 가 온몸의 육수를 아낌없이 쏟아 낸 뒤 모든 설치가 끝나면 바로 계곡으로 풍덩하고는 합니다. (쓰고 나서 보니 특별한 팁도 아니군요.. 허허)


그리고 여름 캠핑을 떠날 때 더위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키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서큘레이터 3대입니다. 3대를 준비하는 이유는 저희 가족이 3명이고, 각자 한 대씩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장 성능이 약한 정체불명의 중국산은 제 몫이고요. 이렇게 저는 가족만을 생각하는 살신성인 스타일의 훌륭한 가장입니다. 


캠핑용 에어컨도 최근 사용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제 주변에 사용하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오후에는 무용지물이지만, 밤에 잘 때는 침낭을 덮고 자야 할 정도로 시원하고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격과 수납했을 때 부피를 생각하면 선뜻 선택하기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여름 캠핑에서 "땀"은 어느 정도 포기하시되, 캠핑장에서 다른 계절보다 땀 흘리며 몸으로 고생하는 행위는 피하시길 바랍니다. 


3. TEARS (눈물)


마지막으로 눈물입니다. 이건 아이들과 캠핑을 다니시는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여름 캠핑은 시기가 아무래도 휴가철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캠퍼들이 캠핑장을 방문하는 편이 많은 편입니다. 

학교에서는 둘이 말도 하지 않지만, 캠핑장에서는 절친인 9살 커플입니다.

캠핑장, 그중 키즈 캠핑장은 아이들이 놀거리가 많습니다. 서 있기만 해도 온 몸에 땀이 줄줄 흐르는 한 여름은 물론 신발을 신고 있어도 발이 시린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아이들은 맨발로 방방장 (트램펄린)에서 뛰어 놀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름에 수영장을 설치한 캠핑장도 있고, 시원한 계곡도 아이들이 놀기 좋은 환경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은 본인들이 캠핑을 즐기시는 것도 좋지만, 아이와 함께 왔다면 적어도 두 분 중 한 분은 반드시 아이와 함께 놀아 주시거나 아이를 꼭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집에서도 밖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공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캠핑장이라고 얌전히 있을 리는 없습니다. 캠핑장에서 사귄 친구들과 잘 놀다가도 갑자기 싸울 수 도 있고 (이럴 때는 황희 정승이 되어 검은 소, 누렁 소 놀이를 하며 너도 잘못했네, 그리고 너도 잘못했네 하며 쌍방과실을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뛰어놀다가 넘어지거나 다른 곳에 부딪쳐서 다칠 수 도 있습니다. 특히 캠핑장에 있는 수영장은 일반 사설 수영장처럼 안전 요원이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이가 나이가 어리거나 수영을 물개만큼 하지 못하는 경우 반드시 부모님이 함께 놀아주고나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도 부모도 즐기러 온 캠핑장에서 소중한 아이가 다치거나 친구들과 놀다 기분 상해서 눈물바다를 만드는 건 좋지 않잖아요. 


물론 "아이를 데리고 왔지만 나도 캠핑을 즐기러 왔는데 캠핑하는 내내 어떻게 아이랑 놀아주고, 아이를 지켜봐야 하나요?" 하는 부모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그냥 아이들과 캠핑을 다니시지 않길 바랍니다. 아이와 캠핑을 다닐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길어야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일 것인데, 그 기간만큼은 아이와 함께하는 캠핑에서는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맞춰 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캠핑을 다닌 아이가 성장해서 청소년기에도 부모님께 함께 캠핑을 다니는 경우도 종종 봤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신 캠퍼분들이라면 아이와 즐겁게 캠핑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하나쯤은 꼭 만드시길 바랍니다.


캠핑장에서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는 순간 아이는 다른 캠퍼 분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아이가 다쳐 눈물바다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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