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 나의 여름과 가을

투 코인 체인지

by 위드미니
20201214142551.jpg


내가 살아온 동네는 외국인이 참 많이 산다. 하지만 난 언어의 능력이 없는 자! 어느 날은 아기를 업은 흑인 여자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영어로 말을 건넨다. 이것은 마치 제주도 방언을 듣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말이 안 되면 바디랭귀지가 있으니 그녀는 못 알아듣는 나에게 아기에게 모자를 씌워달라고 했다. 난 모자를 씌워 주고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나에게로 와서 아기의 입을 가리키더니 또 뭐라 뭐라 한다. 한참 뒤에 노리개 젖꼭지를 입에 물려 달라는 뜻임을 알고 아기 입에 물려주었다. 이렇게 외국인이 많은 동네에서 살았으면 영어에 대한 열망도 있을법한데 타고나기를 외국어에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으로 태어났나 보다. 이런 사람이 낯선 땅에서 한국이 그립지가 않았다. 언어는 부족하지만 여행은 즐거웠나 보다. 그렇게 나의 여름과 가을은 그곳에서 흘러갔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나의 시간은 그곳에 멈춰 있었다. 현실에 적응 못하는 자.


20201214141845.jpg



#투코인체인지 #현실에적응못하는자 #감성글 #자작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