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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키드 Jun 24. 2024

이력서 내 경력 공백, 꾸밀 것인가 고백할 것인가?

완벽한 논리가 없다면 감점을 감수하더라도 차라리 솔직히 말하자.

경력 채용 면접에서 늘 나를 당황케 한 질문 하나,

퇴사하시고 지금까지 N개월이 지났는데,
이 기간 동안 뭐하셨어요?


뭐라고 대답할지 고민에 빠진다.

예상되는 대답도 왠지 그려진다.

건강이 안좋아서 쉬면서 회복했습니다 “재취업을 하면 또 아파지나요?“(시작하기도 전에 하자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거나, 사회 부적응자로 보일 것 같음)

영어 공부 등 일하면서 부족하다 느낀 점을 채웠습니다 “일하면서는 못하나요?”(그 어떤 자격증이나 어학점수도 이 답변을 이기긴 쉽지 않음)

구직 활동을 했습니다 “그럼 몇달 동안 불러주는데가 없었나요?”(사실이면 부족한 사람 된 것 같고, 연봉이나 조건 때문에 안갔다고하면 색안경을 낄 것 같음)

여행도 다니고 충분히 리프레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긴 시간 내내 여행을 갔어요?”(왠지 유럽 배낭 여행, 성지순례, 국토 대장정 같이 규모있는 프로젝트를 완수했어야할 것 같은 압박감! 난 그냥 집에 누워있었다고 말할껄)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위에서 말한 대답 중 두번째(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을 보냈다) 주장으로 대답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채웠고, 이것들을 이 회사와 포지션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대답하는 것이 옳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요즘도 그럴까?

나와 당신이 중견사원이 되어가는 동안, 우리가 대리님 과장님이라 부르던 그분들도, 보직간부나 임원이 되어 면접 테이블에서 우리를 평가하고 있는 시절이 되었다.


저 ‘모범 답안’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가식의 향연인지, 면접장을 정리하며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선배들이 그 젊은 날의 기억을 가지고 우리를 평가한다는 말이다.


그럼 이제 우리도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관점을 지녀야하지 않을까?

시대가 바뀌었다.
솔직한 것이 강점일 수 있다.


안심하자. 더이상 우리는 ‘보여줄 것이 열정과 자세’뿐이던 신입 지원자가 아니지 않나. 경력과 전문성을 들고 마주하는 자리에서, 순수한 질문에 팩트로 답해도된다.


본 질문이 첫 질문일수록 좋다

이미 한차례 서류 평가(경력기술서 등)를 통과한 면접 상황인데, 중요한 건 공백이 아니라 “그래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라는 걸 기억하자.


공백 기간 동안 놀았는지 공부를 했는지, 고민을 했는지 운동을 했는지 “정말 궁금해서” 같이 일할 사람들이 묻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수도 없이 문서로 보고 자료를 만들고, 보고하고 또 보고를 받아온 간부의 입장을.


눈 앞에 페이퍼가 있어 훑어보니 경력 사항이 눈에 들어오고, 그러다보니 중간에 공백기간이 보이니까 자연스럽게 물어본 것이다. 그렇게 편하게 물어본 질문에 사시나무 떨듯 땀을 흘리고, 뭔가 자신 없어하는 태도가 보인다면- 얼마나 신뢰가 없어 보일까?


여기서 말하는 신뢰는, 면접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질문과 응답 차원의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상사에게 보고하고 대화하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다는, ‘업무 역량을 떠나 조직원으로서 제대로 성장해왔다는 신뢰를 주지 못할’ 확률이 높아서 위험한 것이다.


아무리 경력이 좋다고한들, 같이 일할 사람들과 간단한 대화조차 하지 못한다면? 더군다나 본인이 작성한 문서에 기반한 질문인데 그에 대한 답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특별히 압박을 줄 의도도 없고, 기대하는 대답이 특별히 없을 확률도 높지 않을까? 그런 상황에서 꾸밈 없이, 거짓 없이 팩트로 답변을 보내는 것이 “내가 할줄 아는 일과 경력으로 평가받는” 경력 면접자의 모범 답안이리라 생각한다.


정작 궁금한 것은 뒤에 한참이나 남아있다. 처음부터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약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을 너무 크게 고민하지 말자. 잡 포지션에 맞는 능력이 있는데 공백 따위야

만에 하나 이 대답을 듣고 압박 질문이 들어온다면,

오히려 안심하자. 상대방은 지금 우리가 “생각없이 진중함 없이 대답했다고” 생각해서 2차 질문을 던졌거나,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해서 실질적인 응답을 원하는 것일 수 있다.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같이 일할 각오로 면접에 들어온 사람이 눈에 봐도 뻔하게 긴장하고 있고, 절실해보이는데 아닌척 허세를 떨고 있다고 생각되면 “이 녀석 봐라”하고 담력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


물론 면접관들이 이정도로 유치하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자리에 얼마나 진정성을 가졌는지 판단할 필요성은 있을테고, 여기서 편안하게 대답을 해서 진위를 밝혔다면 ‘이런 성향이구나’하고 쉽게 넘어갈 일이다.


기억하자.

경력 면접은 내 경력을 묻고 답하는 곳이다.

물론 인재상을 확인하는 과정은 분명히 있다.

다만, 신입사원 평가에 비해 인성적인 부분을 직무 역량보다 적게볼 뿐이다. 회사 전체의 퍼포먼스를 지켜내면서 조직에 잘 적응할지를 판단하는 정도로.


거꾸로 생각해보자.

뭔가를 채우기 위해 퇴사를 할 각오라면, 채우지 못하고 다시 구직을 시도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 오히려 판단에 대한 빠른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결정력이 더 높이 평가를 받을 요인이 아닐까?


조직 구성원에게 있어 변화, 위기 대응이 무엇인가?

변수를 철저히 대비하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유연함 아닌가. 당신은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을 따라 지금의 면접장에 이른 것이다. 경력 공백은 그럴만한 개인의 사정과 고민이 있어 발생한 것이고, 당신의 결정이 옳다고하면 면접관 그 누구도 당신의 결정에 반기를 들거나 폄하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충분히, 그들과 마주할 능력이 있으니까.

솔직하자. 어설프게 애드립을 치면서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말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받아들이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인 뒤, 당신의 경력을 이야기하자.



신입 자기소개서의 고정 질문, ‘도전의 객관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

https://brunch.co.kr/@alexkidd/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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