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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답게, 분부대로 유튜브를 정리했다

만들라는 지시에 따랐고, 정리하라는 지시도 받아들여야했다.

by 알렉스키드 Mar 14. 2025

홍보팀으로 일한지 3년차였던 지난해 봄,

리더십의 지시로 회사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 

다양한 기업들과 웹예능형 콘텐츠를 시작했다.


좋은 중견/중소기업을 소개하고,

기업의 대표 및 직원들과 함께 인터뷰를 하며

기업 홍보와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자는 목적을 위한 과감한 도전.


굉장히 부담이 컸다.

일단은 얼굴이 나와야되니까.(당연 어떤 인센티브도 없다!)

유명인도 아닌 내가 모르는 사람과 처음 만나 뭔가를 해야하고, 

실전에 들어가자 대부분의 회사가 고사하능 섭외의 뼈저린 현실을 직면했다.


그럼에도, 내가 해야만했던 이유는

나는 “명령에 따르는 직장인”이라는 본분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온 마음과 정신, 몸을  갈아 넣는 9개월을 보냈다. 그럼에도, 누굴 탓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게 직장인이니까

남을 탓할 수 없고, 결과가 오롯이 내 것이니까


최선을 다했다.

돌아가면 절대로 같은 선택(출연)을 하지 않을 만큼.


회사 유튜브 기획과 출연을 직접 하게된 당시의 상황. 그리고 촬영을 거듭하며 느낀 이야기들은, 그리 길지 않지만 아래 몇개의 에피소드에 연재

https://brunch.co.kr/@alexkidd/125

명분, 목적 두가지가 있다면 그 프로젝트는 바로 착수해야한다. 다만, 맡는 것은 담당자의 책임이지만, 그 끝을 결정하는건 담당자가 아니라 의사 결정권자다.명분, 목적 두가지가 있다면 그 프로젝트는 바로 착수해야한다. 다만, 맡는 것은 담당자의 책임이지만, 그 끝을 결정하는건 담당자가 아니라 의사 결정권자다.


그렇게해서 무더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 새해를 맞이하고 날 때까지 외로운 싸움은 계속 됐다.


생각보다 회사 내에서 손가락질이, 간섭이 많았다. 대상이 나든, 콘텐츠든, 우리 팀에 대한 것이든.
지지해주고 지켜주는 팀장님과 팀원들 덕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일”을 해냈다.


16번의 촬영,

총 14개 회사를 방문하며 치열하게 찍었다


무더운 여름 뙤약볕에 취재에 응해준 기업에게

예의를 갖춘다며 굳이 타이와 자켓을 입어가며,

기업이 원하면 송도, 증평, 파주, 일산까지 달려갔다


촬영이 재미가 없으면 기업과 스탭들에 대한 미안함에 그날 잠이 오지 않았고,

기업 섭외에 번번히 실패할때마다 자괴감이 들었다.


결국 나는 보통의 회사원인데,
내가 누굴 위해 이런 스트레스를 받는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적 갈등이 일어났다.


그 와중에 승진 심사철에 블라인드 저격도 이틀 동안 세번이나 당했다. 정나미 떨어지는 인간들. 니들이 와서 해보든지. 승진 안되니 조용해진걸 고마워해야되나?그 와중에 승진 심사철에 블라인드 저격도 이틀 동안 세번이나 당했다. 정나미 떨어지는 인간들. 니들이 와서 해보든지. 승진 안되니 조용해진걸 고마워해야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카메라 앞의 나를, 똑같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나를 늘 격려해주는 내 팀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을 볼 수 있었다.


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내년엔 조금 더 힘내보자.


조금씩 섭외도 수월해지고, 참여하겠다는 기업의

자발적인 문의도 올라오고 있는 좋은 타이밍에-


갑자기. 프로젝트가 멈춰서게 되었다.


9개월 간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멈추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촬영하게 되었다


회사원답게,

시키니까 시작한 것처럼, 멈추라고 하니까 멈춰야 했다


그리고 역시나 회사원답게,

즉시 새로운 걸 하라는 지시에 정당성과 근거를 만들어가며 새로운 프로젝트에 돌입 했다


시작도 끝맺음도, 또 새로운 시작도 모두 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결정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함께 고생했던 제작사에게도, 촬영을 약속했던 3개의 기업들에게도, 지지해준 구독자들 모두에게도 양해를 구하는 건 나였다. 결정한건  없지만 담당자는 나니까.함께 고생했던 제작사에게도, 촬영을 약속했던 3개의 기업들에게도, 지지해준 구독자들 모두에게도 양해를 구하는 건 나였다. 결정한건  없지만 담당자는 나니까.
괜찮다,
이 프로젝트만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나는 누군가 시킨 일을 완수하는 직장인일 뿐이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공을 들인 이 컨텐츠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에필로그 영상을 찍고, 다음 컨셉을 위해 파트너사와 마주 앉아 회의를 했다. 당연히 분위기는 엉망이었고, 나는 그날 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시키는대로 열심히 했는데, 이게 뭐지?


기업들을 위해 일했고 감사함을 받았다
회사의 설립 목적에 맞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무시하지 못할만큼의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난, 내 삶을, 내 노력을
스스로 지켜내려 애썼다. 이런 상황에서도.


누구도 어떤 일도 줄 수 없는 자부심을 얻었으니까.

탤런트를 활용하여, 누군가를 위할 수 있었다.

내 회사가 시켰지만, 내 회사보다는  취재 기업을 위해 나를 갈아 넣어 노력했다는 당당한 자부심이 있다

(그들 누구도 이 글을 못 읽지만) 계약 관계로 만나 내 일처럼 열심히 해준 몇명의 파트너사 직원들과 인간미와 동료애 넘치게 친해졌고, 오히려 이런 상황의 나를 조용히 격려해주었다.

블라인드 등 회사 내의 조롱이 있을 때,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나를 지켜줬다, 제법 필사적으로.

돈으로 돕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이 하나의 기업을 위해 모여, 그들이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도와줬다

취재한 기업들은 진심어린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회사 내의 모두가 회사 안의 나를 바라보고 손가락질하거나 걱정해줄 때, 나는 결심했다. 회사 밖의 나를 바라보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회사 안의 일을 해나가면서.회사 내의 모두가 회사 안의 나를 바라보고 손가락질하거나 걱정해줄 때, 나는 결심했다. 회사 밖의 나를 바라보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회사 안의 일을 해나가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힘든 프로젝트에 도전했고,

뉴미디어 홍보에 대한 현장의 현실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번 누군가의 기대가 되어야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 기대라함은, 취재 기업의 기대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다시 한번 앞을 향해 나설 뿐이다.


일을 하면서 또 섭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유튜브를 “볼줄만 아는” 어른의 이런 저런 간섭들을 받아야할 것이고,

촬영 다녀오면 고스란히 남아있는 회사 업무를 치뤄내야겠지.


하지만 난,

이미 두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벌써 5개의 기업과 인터뷰를 마쳤고,

가장 나다운 방법으로 취재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기업들의 뜨거운 공감과 도전을 느낄 수 있었다.


가슴 뛰는 인터뷰를 이미 시작한 것이다.


기업 대표들이 처음 본 나의 말에 대답하고,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보낸 사전 질문지에 답변하고,

함께 컨텐츠를 만들어 가는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먼저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컨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보람된 일만 있나? 그렇지 않다. 사무실에 있는 내내 폭격을 경험한다.나의 팀장님도 방어해주실 수 없는 무시무시한 목소리들에 의해서.그렇다고 마냥 보람된 일만 있나? 그렇지 않다. 사무실에 있는 내내 폭격을 경험한다.나의 팀장님도 방어해주실 수 없는 무시무시한 목소리들에 의해서.

회사원이면 누구나 공감 할 거다.

어려운 도전에 처음 착수할 때는

성배를 받아들인 것 만으로도 감사함을 받지만,

그 받아들임이 당연시 되는 순간부터는

모든 것이 당연해져서 그 어떤 피드백이나 간섭도 당연히 감내 해야된다는 것. 


그게 지금의 몫이다.


며칠 전에 팀장님과 씁슬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자꾸 영상 구도, 컷, 편집 피드백을 듣고 있으니 우리가 홍보팀인지 제작사인지 모르겠다고.
모두가 PD가 되는 유튜브 세상 참 피곤하다고.
팀장님은 그래도 꾸준히 하면 자기한테 뭔가 보탬이 될 거라고 하셨다. 감사하고, 힘이 났다.


이런 상황, 나는 다음주의 여섯번째, 일곱번째 취재 기업을 확정했고, 

해당 기업과 대표님 인터뷰, 기사, 관련 산업을 공부하며 인터뷰지를 써서 보내드렸다.


소음이 내 길을 방해할 수 없다. 묵묵히 걸어가야지.


앞서 말했듯이 나는 이번에도

내 탤런트를 활용해서

내가 이 회사에 온 목적에 맞게

오직 기업들을 위해서 일할 생각이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작은 목소리들을, 올 한해 잘 담아보자.


힘내 회사원

네가 가장 잘 하는 공감과 소통, 진정성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는가장 위대한 기회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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