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하달하 Nov 13. 2019

에필로그 | 들어줘서 고마워

당신의 가슴 속에 있는 그 이야기, 이제 그만 꺼내놓아요

항상 글을 쓰고 싶었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독일과 한국에서 두 번의 결혼식을 마치고, 아이처럼 엉엉 울던 아빠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 무엇이든 해야만 했을 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적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차곡차곡 담아왔던, 상처라고 생각했던 무거운 기억들을 하나하나 꺼내 놓으니, 아름다운 추억되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미국에 있는 딸이 생각나 늦은 새벽 남몰래 꺼이꺼이 눈물을 흘리셨다는 한 가정의 아버지, 잘 자라줘서 고맙다며 어린 나의 기억을 토닥여주셨던 한 가정의 어머니, 자신 또한 어릴 적 아픈 기억들로 지금까지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산다는 어느 가정의 딸까지. 나의 보잘것없는 글을 읽고 함께 울고 웃어주셨던 브런치의 많은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 분들이 없었다면, 내가 쓴 글들은 아마 아직까지도 내 마음 안에서 모가 난 채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너무 늦기 전에, 그리고 모두 잊혀지기 전에, 집안 한 구석에 잠자고 있는 빛바랜 사진첩을 꺼내듯, 우리 모두가 가슴 한 켠에 간직해 왔던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하나 둘 꺼내 놓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