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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얌얌 Jun 23. 2021

스리랑카에서의 추억

콜롬보_위험해 보이는열차와 편안해 보이는사람들

인도양의 진주 또는 눈물이라고 불리는 이 작은 나라는 지도에서 보면 인도 아래쪽에 있는 눈물 모양의 섬이다. 이 곳을 여행에 포함한 이유는 여기도 여행하기 좋다는 말을 들었고 그냥 가는 방향에 있기 때문이었다. 스리랑카를 한 달 정도 여행을 한 느낌은 크기는 작지만 역사적인 곳, 자연경관이 멋진 곳, 트래킹을 하는 곳, 해양스포츠를 할 수 있는 곳 등 관광적인 요소를 잘 갖춘 곳이었다. 갈 곳이 정말 많았고 비자 만료일 때문에 다 가보지는 못해서 떠날 때는 아쉽기도 했다. 스리랑카에서 이동한 경로는 콜롬보-> 아누라다푸라-> 담불라-> 폴로나루와-> 캔디-> 누와라엘리야-> 엘라-> 우다왈라와-> 웰리가마-> 갈레-> 히카두와-> 벤토타 -> 네곰보-> 콜롬보로 이동을 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꽤 많은 곳을 갔는데도 더 갈 곳이 많은 나라였다. 단, 음식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음식 빼고는 정말 좋았던 스리랑카의 여행을 소개한다.


스리랑카의 기차가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기로 유명하다고 들어서 기차를 꼭 타보고 싶었다. 다행히 콜롬보에서 아누라다푸라로 가는 기차표를 어렵게 구해서 탔는데 일단 기차의 상태는 너무 낡았고 따로 좌석도 없어서 서서 타야 했다. 더구나 가지고 있는 짐도 많은데 따로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구석에 놓았는데 사람들이 바닥에서 앉거나 누워서 가기 때문에 내 짐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의자나 등받이가 되어버렸다.


뭐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은 것 같은데 이 기차의 가장 큰 충격적인 점은 문을 열고 달린다는 것이다. 헉! 문을 열고 달리는 기차라니!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람들이 문이 열린 공간에 다리를 내밀고 걸터앉아서 가는 것이었다. 더구나 거기가 더 좋은 자리인 것 같이 좀 경쟁도 있는 것 같고 걸터앉은 사람들도 표정이 더 좋아 보였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정말 위험해 보였다.


자칫하다가는 떨어질 수도 있고 가끔 걸터앉은 사람들이 다리를 안으로 접었다가 다시 밖으로 내밀고 해서 왜 그런지 보니까 기차가 가다 보면 가까이 기둥 같은 것이 나오면 다리가 부딪힐 수도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었다. 보는 내가 조마조마한데 여기 사람들은 이게 생활인 듯이 너무 자연스럽웠다.


스리랑카에서 처음 타본 기차는 우리나라의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의 밀집도와 비슷하게 사람이 꽉 차있었고 그 혼잡함을 뚫고 지나다니는 소쿠리에 망고나 옥수수나 사모사(삼각형 모양의 튀김)를 팔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참 대단해 보였다. 그런데 그렇게 혼잡하고 서로 부대끼는 기차인데도 사람들의 표정을 어둡거나 짜증이 있어 보이지가 않고 서로 웃고 이야기하고 좋아 보였다. 내 옆에 있던 스리랑카 가족들도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어디 가는지, 그리고 어디가 좋은 지도 이야기해주고 먹을 것도 나눠주고 친절했다.


기차는 정말 낡았고 앉지도 못하고 서있는 자리도 좁아서 힘들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마음은 편안했고 현지 사람들의 생활을 밀접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 문을 닫고 달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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