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토다리에서~
어제 오후, 플젠에서 길을 잃고, 2만보 이상 걸어서인지
아침부터 다리가 뻐근하고 근육이 뭉친 느낌이다.
여행은 사서 고생하는 것이라고
누가했던 그말이 맞네.
그런 기꺼운 마음이 생길 수 있는 것도
여행에서 느끼는 여유와 허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예기치않는 일이 발생하는 위태로운 여행일지라도 그것을 감수하기도 하고,
돈 줘가며 선택하는 것이 아니던가?
어제 오후 맥주공장에서 스릴넘치는 마지막 손님으로 등장했다가,
맥주 시음까지 마치고, 재빠르게 퇴근하듯
관광버스를 올라타는 기분이라니...
다들 맥주 한잔했던 알콜 기운이 슬슬 올라왔는지,
관광버스에 탔을 때 분위기는 2차도 거뜬히 할 수 있는 기분이었지.
어젯밤 플젠에서 2시간 정도 달려서 부대요비체라는
도시의 알바트루소 호텔에 하룻밤 묵었다.
다음날 아침 8시30분 부터 여행일정이 부산스럽게 시작된다.
가이드는 가이드북 어느 문구에 있는 말을 따와서 외듯이 전해주는 기계처럼 토씨 하나 빼지 않고
들려준다.
처음 듣는 나에게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단어가 등장했다.
동화책에 나올법 한 그런 마을일까?
중세시대 요새와 집과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을 상상하고 있는 중이다.
1992년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고,
300여개 이상의 건축물이 문화유적으로 등록된 아름다운 도시!!
(꽃보다 할배라는 TVN 여행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장소란다.)
호텔에서 버스로 30분정도 이동해서
마을 어귀에 도착한다.
마을 가운데로 블타바강(헝가리의 도나우강과 동일한 그 강)이
말발굽 모양처럼 굽이쳐서 돌아가듯 휘감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단다.
망토다리에서 조망하면, 잊을 수 없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곳이란다.
마을 어귀에 오전 9시 쯤도착했다.
너무 일찍이 도착한 나머지 상점도 오픈하기 이른 시각에 도착했다.
들어가는 지름길의 문이 열려있지 않아,
가이드의 또 다른 선택지의 길을 따라갔다.
다른 여행팀과 겹치지 않는 요행이 있었고,
겨울철, 그것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난 1월 새해여서
샵 주변 분위기는 오히려 한산해서 마을을 차분하게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다.
서서히 망토다리라 불리는 요새으로 진입 중이다.
중세시대의 거리는 이랬구나!
주로 교통수단이 마차나 말이 지나다니는 길로 사용돼서,
바닥은 대체로 조각돌로 새기듯, 하나하나 고정석으로 몇 백년 씩 도시를 지키고 있다.
지키고 유지하고, 관리하면서 발전시키는 총체적 과정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기본적 삶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런지...그대로 베어나는 건물 모습 속에 그들 삶의 모습이 투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