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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다녕
Jun 26. 2020
팔자가 이렇게 세도 되는 건가요
혹시나 기다리시는 분들께 소식 전합니다.
마지막 보충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홀가분하던 6월 6월, 위경련이 심하게 왔어요. 명치와 위를 쥐어짜는 듯이 아프더라고요.
위내시경을 하고 바로 식도염 약을 먹었어요. 1주일간 차도는커녕 더 악화되는 느낌이었어요. 갈비뼈 안 쪽과 왼쪽 옆구리 뒤쪽이 아팠어요.
지역 종합병원을 가서 ct를 찍어 보니 췌장에 상당히 큰 종양이 보인다고 했어요. 큰 병원을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 주시는데, tumar, cancer가 보였습니다.
서울 삼성병원에서 mri를 찍고 가판독으로 췌장염이 의심된다고 해서 한시름 놓았어요. 하지만 정식 판독 결과로 상당히 진행된 췌장암이라고 합니다.
3년 전에 오빠가 당뇨 합병으로 신장, 췌장이 망가져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력에 비하면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여기 암병동에 누워보니 암환자가 이렇게 많네요. 신영복 선생님이 세상의 제일 끝방이 감옥이라 했죠. 숨길 것도 없고 잘난 척이라곤 안 통하는 곳이래요.
암병동도 끝방이긴 마찬가지 같아요.
내 한 몸과 가족 한 사람만 옆에 남기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오직 지금 이 순간만 남았습니다.
앞으로 항암치료가 진행되겠죠. 종종 소식 전할게요.
술, 담배도 안 하고 운동 맨날 하고 커피, 청량음료, 가공식품도 삼가고 살았는데 이대로 죽을 순 없어요.
당근, 표고, 콩나물을 송송썰어 비비고, 애호박 숭덩숭덩 썰어 부친 호박전을 먹으면 금방 힘이 날것 같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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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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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죽고 나는 살았네
01
팔자가 이렇게 세도 되는 건가요
02
엄마의 마지막 17일
03
둘째날, 췌장암은 아닌 것 같아요.
04
여섯째날,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긴건지
05
나는 참 복도 많구나
엄마는 죽고 나는 살았네
다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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