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상처 끌어안기
인간에게 임하는 상처와 고통은 자연재해, 전쟁, 빈곤, 질병, 자유의 속박, 무지, 실연, 친구. 가족의 죽음, 실패, 집단 따돌림, 소외현상, 애정 결핍, 관계의 단절, 각종 두려움 등을 비롯해 광범위하다.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요소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것은 고통이 삶의 실재이고 실상이라는 것은 곧 자연법칙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불교에서는 삶을 고해(苦海)로 본다. 스캇 펙은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 이것을 삶의 진리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진리로 해석했다.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삶은 더 이상 고해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삶의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면 삶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 왜냐하면 비로소 삶의 문제에 대해 그 해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피력했다.
상처와 고통으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부조화를 이룰 때 여러 증후군들이 나타나게 된다. 문제가 찾아올 때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닌 우리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먼저 성찰할 필요가 있다.
거짓 자아는 우리를 계속 두려움과 불안에 가두려 하지만, 모든 고통의 경험들을 수용하고도 남을 바다처럼 큰 존재하는 통찰을 가질 때 심리적 유연성은 증대될 것이고, 사회적 기능을 상실하지 않고 고통과 함께 가치를 향해 정진하게 될 것이다.
물고기가 바다를 벗어나 살 수 없듯이 역설적이지만 인간은 고통을 벗어나 살 수 없는 존재다. 모든 실체는 그림자가 있고, 그림자가 없는 것은 혼령들뿐이다. 우리의 어두운 그림자를 자세히 잘 바라보고 그 안에 숨어있는 고통을 억압하여 더 큰 괴물로 키우지 않아야 한다.
독일의 분석심리학자 칼 융은 “밝은 것을 상상한다고 밝아지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인식함으로 밝아진다”라고 하였다.
우리의 그림자 속에는 값진 지혜가 숨어있다. 그 지혜를 잘 발견해 조화로운 삶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