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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피식 웃게 만드는, 재치 있는 홍보문구 모음

일상 속에서 찾은 위트 있는 문구 아이디어 7

by 카마

프랜차이즈 마케팅을 하다 보면 글을 쓸 일이 정말 많다. 점주님들께 제공하는 브랜드 안내서, 설명문부터 전 지점에 디스플레이하는 일반 고객 대상 안내문까지.


그러다 보면 거리를 걸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간판, POP 등을 유심하게 보게 된다. 오늘은 그동안 내가 모은 재밌는 홍보문구를 소개해본다. 진짜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거리에 있으니까!


수박은 죄가 없습니다

너무 두들겨 패지 마세요.
-하우스 수박으로부터

수박을 너무 두드리지 말고, 수박망 받아오면 예쁘게 담아드리겠단 내용이다. “수박 두드리지 마세요!“ 강제성 문구보다도, 이런 글에 더 큰 힘이 있다. 이렇게 수박 입장에서 써두니 두드리려던 손가락에도 자연스럽게 힘이 스르륵 빠진다.


박스 쓱 뜯어서 매직으로 휘뚤마뚤 써둔 것마저도 인간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자매품. 그냥 출입금지 팻말이 아니고. 예쁜 매화꽃이 상하면 농부는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 그냥 TMI 같아 보이더라도, 은근 이런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아이스크림이
당기세요?
PULL

젤라또가게 ‘녹기전에 낱점’에 붙어있는 팻말. 평범한 [당기세요] 표지판이 매력적인 홍보문구로 단숨에 변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무심코 바라본 문 위에 이런 글귀가 써 있다면..? 고객은 일단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들어오게 된다.


상상할수록 행복해지는
단어 모음집

젤라또 가게 ‘훌훌’에 붙어있는 포스터. 상상할수록 행복해지는 단어 모음집 포스터다. 이처럼 꼭 판매하는 제품과 연관이 없어도 좋다. 손님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아무렴 어때, 말랑말랑, 아낌없이, 사람과 사랑.. 평범한 단어의 나열도 우리 가게만의 포토존이 될 수 있다. 꼭 포토존이라고 해서 억지로 꽃을 놓고, 기성품 스티커를 붙일 필요는 없으니까.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정도의 가벼운 마인드로 접근해 보자.


오메! 반납해야지!

- 다회용기 반납장소

광양 매화축제 축제장에서 발견했다. 다회용기 반납장소 아래 ‘오메! 반납해야지’ 문구가 쓰여 있다. 전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사투리로 실감 나게 말맛을 살렸다.


지역에 위치한 매장이라면 오히려 사투리를 귀엽게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현지인에게도 친숙하고 정겹게 느껴지고, 관광객에겐 피식 웃으면서 사진 찍을 거리가 될 수 있다. 내가 가진 무엇이든 우리 매장만의 특별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한 잔의 행복
가격은 마음(가는)대로

산속 절에 있는 카페에서 마주친 간판. 차 한 잔의 행복. 그 아래 ‘가격은 마음대로’ 적혀있다.


자세히 보니? 가격은 마음 가는 대로..라고 쓰여있는 것이다. 그렇지, ‘맘대로’와 ‘마음 가는대로’는 한 끗 차이지만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마음이 가는 대로..라고 한다면 더욱 세심하게 내 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장소가 절이니 만큼, 상대방을 부담스럽지 않게 하려는 따듯한 마음도 충분히 전해지더라.


햇살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옷

무인양품에서 만난 카피. UV 차단 기능이 있는 옷을 이렇게 표현했다. 햇살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옷. 기능을 설명하기보다, 이 옷을 입은 고객의 일상이 어떻게 변할지를 풍경처럼 보여준다.

”벽을 뚫지 않고 후크를 달 수 있는 쉬운 방법“ 이케아가 흡착식 후크와 함께 진열한 문장이다. 결국 고객이 원하는 건 후크가 아니라, 벽을 뚫지 않고 물건을 거는 도구가 될 테니까.


‘만약 이 물건을 사면, 함께 하는 고객의 일상은 어떻게 변할까?‘ 고민해 보는 것만으로도 간단하지만 마음에 꽂히는 문구를 완성할 수 있다.



겁내지 말고, 일단 키보드에 손을 얹기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면, 전혀 그렇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진짜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이런 데서 나온다. 거리의 카피라이터라고 할까.


써야 할 문구가 있다면? 겁내지 말고 키보드에 손을 얹어보자. 나만의 스타일로 쭉쭉 써 내려가다 보면 그게 곧 우리 매장만의 위트가 될 거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구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진심을 꾹 눌러 담아 쓰는 것부터 시작하자. 고객들은 진짜를 알아보는 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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