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에 대한 발라드

by 이상수

옛날에 어떤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는 발로

맨발로

똥무더기를 밟았다네


그는 몹시 구역질을 했다네

자기 한 발 앞에서

그는 이 발로는

조금도 더 걷고 싶지않았다네


그런데 거기 그 발

씻을 물이 없어

그 한쪽 발 씻을

물조차 없어


그래서 그 남자는 도끼를 들어

발을 잘랐다네

발을 잘랐다네

황급히 도끼로 잘라버렸다네


너무 서둘다가

그 남자는 그만 깨끗한 발을

그러니까 다른 발을

황급히 잘라버렸다네


그러자 홧김에

그 남자는 결심을 해버렸네

다른 발도 마저

도끼로 자르겠다고


두 발이 거기 놓여있었네

싸늘해진 발 두개

그 앞에 백짓장처럼 창백해진

그 남자가 주저앉아 있었네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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