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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Sep 19. 2023

영어는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 ④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하는 글로벌 기업과 소극적인 한국 기업의 차이는 뭘까? 몇몇 전문가들은 '영어 교육'을 강조한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만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맞는 얘기도 아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글로벌 기업이 영어의 이점을 누리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언어의 장벽이 낮아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가 좀 더 수월했을 수 있다. 그런데 이건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이 드물었던 과거에나 통했을 법한 이점이지 지금은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람들은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유튜브에 수능 영어 외국인 반응을 검색해 보면 수능 영어에 쩔쩔매는 외국인들의 동영상이 수십 개씩 등장한다. 심지어 전 세계 수재들만 모여있다는 케임브리지 학생이나 영어를 가르치는 영국 선생님조차도 수능 영어에 혀를 내두른다. 한국 영어 교육이 읽기와 쓰기에만 초점이 맞춰쳐 스피치 구사에 많은 한국인 어려움을 겪지만 절대로 영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은 물론, 좋은 중소기업에 입사하려고 해도 높은 토익 점수를 요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의 영어 수준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은 서울대학교 출신이며, 카카오 이용자 50억 명 시대를 열겠다던 남궁훈 전 카카오대표는 서강대학교 출신이다.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는 홍은택 대표의 최종 학력은 미국 미주리 대학교 대학원이다. 지금도 카카오에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다 모여있다. 또 싸이월드 창업자는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들이었다. 과연 이들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해외 유저에게 보상하지 않고, 해외 이용자들 간의 연결을 막았던 것일까?


 영어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러피언들도 생각보다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영어는 제2 외국어이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의 언어는 영어와 어순도 다르며, 다수 유럽 언어에 존재하는 격도 영어에는 없다. 유럽인이나 한국인이나 영어에 대한 장벽은 비슷하단 얘기다. 


 비슷한 조건 속에서도 유럽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 의지는 한국 기업보다 적극적이다. 또 기후위기, 전쟁 등 국제 사회에 대한 관심도 한국에 비해 유럽이 훨씬 더 높다. 한국인과 유럽인이 생각하는 세계관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낡은 이념과 이분법적인 정치 체제 하에 한국이라는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인과 다양한 생각과 문화가 어우러져 유럽이라는 대륙을 살아가고 있는 유럽인이 바라보는 세계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는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이전화 읽기
1화: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이유
2화: 글로벌 시장을 대하는 카카오의 민낯
3화: 싸이월드와 카카오의 공통점: 글로벌 시장 공략의 부재
이전 03화 싸이월드와 카카오의 공통점: 글로벌 시장 공략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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