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나의 달콤한 전환장애
06화
미술심리상담소 상담 소장님
전환장애를 상담하다(1)
by
오리공주
May 22. 2024
때는 2022년,
녀석과 함께 한지 무려 7년째.
전장을 누빈 후 난 가까스로 대학교를 졸업했다.
총구를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니 나도 모르는 새 난 사회 최전방에 서 있었다.
진로 고민, 사회생활, 내 곁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는 녀석과 함께.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갑자기 하혈을 시작하더니 빨간 점들이
바이러스처럼 팔다리로 번져갔다
.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먹었는데
,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병원에서는 그놈의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젠장. 문제가 있든 말든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난생처음 상담이란 걸 받으러 갔다.
미술심리상담소
상담실 문 앞에 서서 엉거주춤 버튼을 누르자 위잉 소리를 내며 자동문이
열렸다.
그 뒤로 흰 가운을 입은 소장님이 웃으며 나타났다. 마주 앉은 우리는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바로 상담을 시작했다.
우선 첫 상담이라 TCI 검사부터 들어갔다. 'TCI 검사'란 기질과 성격을 살펴보는 테스트다. 기질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을 말한다.
아무튼 검사 결과 난 유독 불안함이 높았고 동시에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욕구도 높게 나왔다. 한마디로 뭘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데 굉장한 불안함도 같이 느낀다는 뜻.
"아휴, 힘들었겠다"
소장님이 가장 먼저 뱉으신 한 마디였다.
그는 내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보고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말했다.
미술 치료 / 인생그래프
첫
방문 이후 상담은 항상 미술 치료와 함께 병행됐다. 마치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텅 빈 종이에 사람을 그리고, 집을 그리고, 어떨 때는 잡지를 오려 붙였다.
난 평생 미술과 친했기 때문일까(좀 그립니다만)
미술치료가 썩 즐겁진 않았던 것 같다
.
뭔가 속이 뻔히 보이는 느낌?
상담은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게 더 편하고
좋았다
그런 면에서 인생그래프를 활용한 상담이 잘 맞았다.
그래프를 그리고 굴곡진 부분마다 어떤 일을 경험했는지 설명한 후
소장님의 조언을 듣는 과정이었다.
그로부터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 서툴렀을 뿐이지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것들을 알게 됐다. 내 생각과 행동이 어디서부터 문제였는지 인지할 수도 있었다. 나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부족한 신뢰
진지하게 상담을 임한 게 생에 처음이다 보니
뭘 말해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 몰라서 인생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전부 말하려 한
듯했다. 그래야 소장님이 나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
반대로 나 자신도 포용하기
버거운 방대한 얘기를
한 사람이
전부
받아들이는 게
가능한가 싶어 의심도
들었다
.
내
얘기를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인지, 상담소 상담사로서 '들어주는 것' 뿐인지
소장님을 판단하려 했다.
진심
, 당시에 내겐 그것이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다.
안타깝게도 소장님의 눈빛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그것을
찾지 못했다. 물론, 그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 불안과 의심이
문제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상담을 계속 다닌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됐다.
예약한 10번의 상담이
끝나자
미술상담소를 방문하는 일은
거기까지가
마지막인
것으로 난 결정했다.
keyword
심리상담
상담
상담사
Brunch Book
나의 달콤한 전환장애
04
다이어트 후 발병한 전환장애
05
공감이 간절하지만
06
미술심리상담소 상담 소장님
07
정신과 의사 선생님
08
전환장애도 약이 있나요?
나의 달콤한 전환장애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7화)
35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오리공주
오리 공주의 출가
저자
마케터 지망중이구요, 전환장애 관련 글을 연재했습니다
팔로워
74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5화
공감이 간절하지만
정신과 의사 선생님
다음 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