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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돌 Jul 29. 2018

어서와 인디자인은 처음이지

엑셀만 아는 컴알못의 인디자인 도전

어도비 인디자인은 독립출판물 제작에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이다. 워드프로세서나 파워포인트로도 출판물을 만들 수 있지만, 단락을 정교하게 나누고 텍스트의 위계를 정리하는 데에는 인디자인 만한 게 없다...고 한다. 뭐든지 최고의 효율을 따지는 동북아시아인답게, 나는 (인디자인을 일단 다운받아 작업을 시작하기보단)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인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서칭하는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른 분들의 시간소모를 줄여주기 위해  수업 탐색 과정과 후기를 기록해 본다.



인디자인 수업 탐색기

생각보다 인디자인을 가르쳐 주는 곳은 많지가 않다. 너무 '컴퓨터학원' 스러운 곳보다 디자인의 기본이나 실무적인 팁들을 알려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었다. 최종적으로 세 가지 후보를 추렸다.


1. 패스트캠퍼스 인디자인 수업

https://www.fastcampus.co.kr/dgn_class_basiceditorial/

- 6회 수업, 1회 약 3시간. 정가 35만원(할인 적용 가능) 인디자인 기초, 명함, 이력서, 포스터, 리플릿 및 소책자 제작을 두루 배운다.

- 장점: 수업 장소가 강남권으로 내 기준 가장 가까웠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수업과 같이 수강할 수 있고 이 경우 할인이 적용된다.

- 단점: 할인을 적용하지 않을 시 상당히 비싸다. 다양한 사유로 상시 할인을 제공하고 있긴 하나 회사 지원이 아닌 경우 좀 망설여지는 금액.

            

2. 디노마드 인디자인 수업

http://www.dnomade.com/web/m_school_detail.php?ps_scid=800

- 4회 수업, 1회 약 2시간 반. 18만원. 표지/내지/북커버 등 좀 더 책자 제작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 장점: 패스트캠퍼스보다 좀 덜 '회사스럽다'라고 해야 할까, "디자인 및 문화예술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라는 디노마드 학교 소개답게 좀 더 자유분방한 느낌이 든다. 수강 인원도 좀 더 적은 편이라 꼼꼼한 지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인디자인 외 다양한 드로잉 수업 및 DIY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 단점: 수업장소가 홍대인데, 내 기준 왕복 2시간 반 가량이 소요되었다.


3. 탈잉

http://taling.me/

- 디자인 능력자 튜터에게 1:1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재능 공유 플랫폼.

- 장점: 그룹 수업 또는 1:1 수업이 가능하다. 튜터 별로 가격이 다르긴 하지만 1:1 수업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

- 단점: 튜터에게 컨택하고 시간을 잡는 과정이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다.



오프라인 학원에서 배운 인디자인 후기

최종적으로 나는 패스트캠퍼스 인디자인 수업을 선택했다. 얼리버드 할인+쿠폰 할인 적용 시 시간 대비 가격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수업 장소가 집에서 가까웠다. 당시에는 딱히 출판에 대한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명함 디자인과 포스터 디자인 같은 다양한 내용을 다루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수업을 들어본 후기는 다음과 같다.

 

1. 근처 직장인 중심으로 실제 회사에서 인디자인 실무를 해 봤던 분들이 많이 오셔서, 수강생들의 평균적인 작업 수준이 나의 수준보다 높았다! 수업도 수업이자만 수강생 작업물을 펼쳐 놓고 다 같이 돌아가며 리뷰를 하는 시간에 이런 구도와 배치도 가능하구나, 하며 배우는 것이 많았다.

 

2. 강사 선생님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시긴 했지만 워낙 다양한 커리큘럼을 다루다 보니 컴알못 문과생인 나는 수업을 따라가기가 조금 벅찬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3. 막상 명함, 포스터, 리플릿 디자인을 배워 보니 내가 이쪽 분야에는 큰 흥미가 없고 오로지 북디자인 및 편집디자인에만 관심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북디자인 위주의 수업을 처음부터 들었더라면 좋을 것 같다.

 

4.수업을 듣고 나니 그 전과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인쇄물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포스터와 리플릿 등을 볼 때 그 안에 담긴 정보만 봤는데, 정보의 배치와 구도, 색감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게 되었다.


총평을 하자면 종합적인 인디자인 실무에 대해서 배우기에는 좋은 수업이었다. 특히 회사에서 인디자인을 다뤄야 한다면 추천할 만한 수업이다. (그렇다면 꼭 회사 지원으로 수업을 들으시기를) 그렇지만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세부 분야가 있다면 명함 제작 원데이 워크샵, 출판실무 워크샵 등 해당 분야에 특화된 짧은 워크샵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컴알못'이 장기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오프라인 수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내가 최종적으로 만들어 내고 싶은 작업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초안을 들고 가서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책을 통해 인디자인 배우기

최근에 독립출판 붐이 일면서, 처음 책을 만드는 사람을 대상으로 편집디자인과 인디자인, 인쇄 실무까지 포함하여 가이드해 주는 책이 많아지고 있다. 나는 <시작, 책 만들기> 라는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은 16p짜리 얇고 가벼운 책 한 권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글과 이미지를 지면에 배치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줘서 좋았다.


온라인 소셜 크라우드 플랫폼 텀블벅에도 인디자인을 포함한 출판실무 도서 펀딩이 종종 올라온다. 지금까지 진행된 펀딩으로는 <CMYK 컬러 인쇄 가이드>, <커피 한 잔 값으로 독립출판 책 만들기>, <1인 출판의 모든 것> 등등이 있다. 텀블벅에는 독립출판물 펀딩도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독립출판물을 만드는지 시장조사도 할 겸 가끔 들어가서 '출판', '인쇄'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보면 좋다.


https://www.tumblb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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