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쓴 시가 시시해서
사실은 서러웠다
시든 새벽에
식은 시선으로 살피는
수직과 수평
설핏 서릿소리가
신음소리 같다고 생각했다
녹슨 순수함으로 새긴
손가락들의 소문
상처
시간
시반
사선에 서 있던 시신은
수습되었을까
숨구멍을 세던 살모사가
숨, 죽여버린 새에게 속삭였다
"실수로라도 삶을 쉬지 마"
석류를 숨기던 소녀와
살을 섬기던 성직자
그 사이에 스미던
썩은 석회의 서걱임
숨어버린 신神
살해된 시인이
시름대던 소원들을 심은 섬
시를 상실한 시대의
상해버린 상징들
그 서사
시(詩), 조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