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내린 캐나다살이
순식간에 시간이 흘렀다. 몇 달을 지내면서도 눈을 뜨면 늘 낯선 느낌이 들었던 캐나다에서와 달리, 이곳 한국에서는 눈을 뜨면 여긴 그냥 '내 집'이다.
그리울까? 그립다면 뭐가 그리울까?
돌아오기 직전에 정말로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지긋지긋한 날씨의 이 밴쿠버라는 도시는 그립지 않더라도 이 도시에서 만난 너희들은 아마 그리울 거야-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뼛속 깊이 느낀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을 만나 친해지는 과정에 진입하는 장벽이 높지 않았던 점. 그 역시 아주 그리울 것이다.
최소 한 주에 하나의 소회는 이 공간에 적어내려가겠다고 다짐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저 정돈되지 않은 문장이 일기장 속에만 가득할 뿐.
그래서 정리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직 많지만 돌아와버렸고, 또 나는 여기서 새로운 생활을 꾸려나가야 하기에, 비행기에서 날림으로 쓴 이야기만 짧게 되짚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