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좋은 피부를 타고난 소수를 제외하고는) 현대인이라면 대부분 최소 하나 이상의 피부 고민쯤은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미용 목적으로 피부과를 한 번이라도 가봤거나, 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백화점 1층 화장품 브랜드에서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다면 나의 피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간단한 설문지를 작성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의 주요 피부 고민' 문항 옆에 쓰인 복수 응답 가능이라는 문구가 막상 반가우면서도 (앗 여러 개 고르고 싶은데 다행이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던 (매년 늘어가는 체크 항목...) 설문지로 기억한다.
v 여드름, 뾰루지 완화
v 기미, 주근깨 완화
v 모공, 블랙헤드 완화
v 탄력/주름 개선
v 여드름 자국, 잡티 개선
v 피부결 개선
포토샵 된 화장품 모델의 피부와 비교하면 현실 속 거울에 비친 나의 피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끝도 없어 보인다.
미에 대한 기준, 외모에 대한 자신감, 화장품을 대하는 건강한 소비/사용 습관 등 "피부" 그리고 "미용"에 관한 이야기 주제는 끝도 없지만, 오늘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와 같이 피부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 화장품 업계의 광고에 길들여진 현대인 대부분이 - 가장 첫 번째로 시도하는 게 화장품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2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건강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 내가 먹는 음식과 피부 상태가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밀가루 음식, 설탕, 알코올, 튀김류, 가공식품 등을 많이 먹은 날이면 "이제 곧 뾰루지가 나겠구나"라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알면서도 끊는 게 절대 쉽지 않은 음식들이지만 그래도 직관적으로 "피부에 좋은 음식"과 "피부에 나쁜 음식" 정도는 구분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된다.
그러나 아토피 피부라면 다르다.
나도 처음 아토피가 생겼을 때는 막연히 밀가루, 술, 고기 정도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인공조미료나 방부제가 들어간 공장에서 만든 음식 (과자, 배달음식)을 끊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치만 신선한 식재료들을 구매해 하루 세끼를 모두 직접 요리해먹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된 이후에도 아토피는 잊을만하면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건강한 식습관은 물론이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운동도 하고 명상까지 하는데 대체 왜 히스타민 반응이 몸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몸의 면역체계에 대해 딥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로 의외의 음식들이 - 심지어 건강식품의 대명사격인 음식들도 포함 (예. 김치, 된장) - 히스타민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당연히 아무 문제없지만,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아토피 환자의 경우에는 아주 적은 양의 이 같은 음식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histamine intolerance 라고 검색하면 보다 자세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정말 다행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아토피가 그리 심하진 않다. 물론 어디까지나 '너무 심해서 눈이 떠지지 않고 시야까지 흐려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최악의 상태와 비교했을 때 좋다는 뜻이다. 건강검진 중 피를 뽑기 위해 팔을 걷어올리면 간호사 분들이 깜짝 놀랄 수준의 울긋불긋함과 딱지, 상처가 남아있긴 하지만... 적어도 얼굴 부위에 나타나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결론은 지금은 아래 음식들을 먹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최악의' 상황일 때는 아래 음식들도 모두 피한 결과 상태가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단,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일 뿐 아토피로 고통받고 있는 상태라면 꼭 의료진의 검진과 이에 따른 처방 (항히스타민제 복용)을 따르길 추천한다. 장기적으로는 음식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변해야 함에 틀림없지만 일분일초가 참기 어려운 아토피 증상에는 분명히 '단기적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 식초 - 발사믹 식초, 현미 식초 등
2. 장류 - 된장, 고추장, 간장
3. 감귤류 과일 - 레몬, 오렌지, 귤
4. 콩 - 두부, 두유
5. 우유 - 아이스크림, 생크림, 빵, 과자
6. 녹차
7. 프로슈토 - 가공 육류, 햄, 초리소
8. 사워크라우트 - 식초에 절인 발효음식
9. 아보카도
10. 가지
11. 바나나
12. 키위
13. 그리고 모든 종류의 가공식품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위와 같으며, 더 많은 정보는 histamine-low diet라고 구글에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꼭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편두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histamine intolerance라는 질병에 대해 해외에서는 좀 더 연구가 활발하게 된 것 같다. 결국은 면역 체계라는 굉장히 복합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위와 같은 정보를 참고하여 생활습관을 관리해나가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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