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거추장스럽기도 하지
마음이 서럽기도 전에 몸이 먼저 서럽다
종일 멈출 수 없는 무수한 장면들이 몸을 침범한다
종일 다 이해할 수도 없는 수많은 소리들이 무겁게 몸속에 고인다
그렇게 종일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
어둑해지는 골목
깊은 검정처럼 무거워진 몸이
퉁퉁 부은 종아리를 끌며 걷는다
어둠이 나인지 내가 어둠인지
어둠 속으로 흐려지는 풍경 속에
점점 흐릿해가는 몸
점점 더 깊은 검정으로 가라앉는 몸
몸이 마음인지 마음이 몸인지
마음이 아픈지도 몰랐는데 몸이 아프다
2018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