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앓았다
그까짓게 뭐라고 이렇게 아픈가
그래도 무너지지 않으려고 견뎌내려고
우리 동네 예쁜 산책길을 달린다
시간도 풍경도 달리는데 시(詩)가 자꾸만 멈춘다
달리는 걸음이 멈칫 멈칫 위태롭다
집에 돌아와 씻고 앉았다
멈춰 버린 시(詩) 앞에 앉았다
멈춰 버린 시(詩)가 단단하게 나를 바라본다
딱딱하고 까끌거리는 촉감이다
오랫동안 태아처럼 웅크리고 앉아
무너져 사라진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오늘을
왜 무너지면 안되는가 생각한다
멈춰 버린 시(詩) 앞에 앉았다
다 무너져 가루처럼 흩날리는 내가 앉았다
멈춰 버린 시(詩)가
딱딱하고 단단하게 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