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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Nov 20. 2024

무례한 환영인사

## 이 글은 '대장간'에 수록한 글을 일부 수정하여 발행한 것임을 밝힙니다.

(이 글의 원문이 궁금하시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나는 당신의 미래를 맞출 수 있다. 

점술가냐고? 

아니다. 

하지만 짧게는 3개월, 길게는 해를 두어번 넘겨가며 

누군가의 심리상담을 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잘 안다.

누군가의 짧은 과거 한자락을 함께 꺼내 살펴보는 일조차,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 

섬세한 공감과 신뢰, 용기가 필요한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나는 

당신의 미래를 맞출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이미 일어나버린 과거도 아니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당신의 미래를 말이다.


그럼 당신은 

이쯤에서 슬슬 궁금해 할법도 하다.

이 새끼는 뭔데 이런 말을 할까. 

뭘 말하고 싶은걸까.


예언


어찌저찌 학교를 마치고 돈을 벌고 여행도 다니던 당신은,

아마 언젠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게 되는 날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그 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 어떤 처지인지 알게 되기 시작할 것이다.

쇠고랑만 없을 뿐, 

교도소 수감자처럼 목줄이 채워져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이

공포와 싸우고 병마와 맞서며 눈물을 흘리는 동안,

직장에서 애써 웃고 고개숙인 채 업무보고를 해가며

아무렇지 않은듯 일하고 있는 자신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서야, 

생각지 않고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이 자유롭지도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줄 힘도 없으며,

삶이라는 게 유한하다는 걸 느끼며 

산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공허함을 느낄 것이다.


위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는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가지 더.


그리고 한가지 더 당신(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에 대해 말해보자면,

어지간해선 절대 그 미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아무리 극심한 고통으로 찾아와

그 고통과 좌절이 우리의 눈앞을 새카맣게 만들어도,

어지간해서는 결코 그 미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그저 우리는 

고통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라고 늘 배워왔으니까.

우리는 그게 익숙하다.


이 책은,

그 때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만약 답답함이 분노가 되고 

변화에 대한 의지가 되어

도저히 이대로 계속 살아가는 건 못참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면,

뭐라도 해서 어떻게든 

이 잔혹하리만치 갑갑한 인생을 바꿔버리고 싶은 마음이라면,


환영한다.

우리는 아무래도 같은 마음을 먹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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