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1화
결국, 나는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그 결정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 몸과 마음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날, 퇴사를 결심한 순간, 마음 한 구석에서 조금은 홀가분한 감정이 들었다. 그러나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이 선택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었다.
퇴사를 결정한 날, 회사는 예상보다 덤덤했다. 퇴직 면담은 간단하게 끝났다.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었고, 내 퇴사는 그저 하나의 흐름에 지나지 않았다. 권고사직으로 처리되었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머릿속이 여전히 복잡했다. "이 선택이 정말 나에게 옳은 결정일까?"
마지막 출근 날, 책상을 정리하면서 지난 1년이 스쳐갔다. 사실, 마지막 며칠 동안 나는 일을 하는 대신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대놓고 딴짓을 한 적이 없었던 나였지만, 그때는 그저 떠나고 싶었다. 떠나는 순간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그동안 느껴온 모든 감정들이 나를 밀어내는 듯했다. 유산을 겪고도 다시 출근했던 날들, 힘겹게 버텼던 시간들, 그리고 결국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내 책상 위에는 이제 더 이상 나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정리되었고, 나는 빈 책상을 바라보았다.
동료들은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푹 쉬고, 좋은 기회 있으면 연락해.” “이제 진짜 네 몸 생각하면서 살아야지.” 그들의 말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탈했다. 나는 그저 쉬고 싶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이곳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쉬고 싶어서가 아니다.” 하지만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떠나야만 했다.
퇴사 후, 건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하늘을 쳐다보았다. 회사를 떠나면서, 마치 한 챕터가 끝난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해방감과 허전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앞으로 나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 이제 나는 회사원이 아니다.
"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