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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자유

3장 2화

by 곤즈르 Mar 21. 2025

퇴사를 결심한 후, 실 근무 기간이 일주일 남았다. 그 일주일 동안, 나는 퇴사 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했다. 실업급여 덕분에 당장 생계 걱정은 없었지만, 커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한 마음에 하루 루틴을 계획해보았다. 회사에 다닐 때처럼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니, 이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는 듯 반응했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퇴사를 결심했을 때는 해방감이 컸다. 하지만 막상 출근하지 않는 첫날, 머릿속이 복잡했다.


쉰다는 건 좋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기분이었다. 나는 내 커리어를 완전히 놓고 싶지 않았고, 임신 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제2의 직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였다. 이제 막 회사를 떠난 나에게는 쉬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정작 사회는 '다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으면 급여가 끊긴다는 현실이 나를 압박했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제목 없는 문서 파일을 열어 막연한 생각들을 적어나갔다. 내 삶의 방향이 이 문장들 속에서 조금씩 보이길 바라면서. 회사 건물의 회색빛이 아닌, 조금 더 밝고 푸른 하늘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이, 오랜만에 허락된 ‘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간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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