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저녁에 만나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 스키를 탔을 뿐인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마지막날이 되었다. 가져온 짐도 어마어마하니 마지막 날은 새벽부터 모두가 숙소에서 짐을 꺼내 우리 캠퍼밴에 싣는 작업이 한창 이어졌다. 하지만, 원정에 익숙한 분들이라 20여 분 만에 거뜬히 짐을 모두 옮겨 싣었다.
마지막 날 일정은 Park City, UT에 위치한 Deer Valley ski resort가 행선지였다. 부유한 이들이 주로 많이 찾는 Park City Ski resort에 비해 다소(ㅎ) 저렴한 곳이라지만, 오세아니아 대륙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50여 곳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Season Pass를 가지지 않으면 하루 이용료가 300불에 달한다. 참고로 Park City Ski resort는 350불 선이다.
입구부터 매우 두터운 통나무로 벽면을 장식한 터널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locker가 있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팔거나 어패럴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있다. 거기서 한 층을 더 오르면 곧바로 lift로 연결되고 정상이 올려다 뵈는 너무도 아름다운 리조트이다.
역사가 40년이나 되었고, ski를 타는 구역이 자그마치 3700 에이커(452만 9천 평)나 되는 광활한 스키필드가 펼쳐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스키리조트이며, 2002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던 적이 있으며, 스노보드가 출입이 안 되는 몇 개 안 되는 스키장이다. 그야말로 스키어들만을 위한 럭셔리 스키 리조트인 셈이다. 아래와 같이, 북미 지역의 스키장 규모를 나열한 것을 보면 어마어마하다.
[북미대륙 스키 리프트 개수 순위]
[북미 대륙 스키 리조트 면적 순위]
선배님들이 스키를 열심히 타시는 동안 나는 상점들을 구경하고 화장실을 이용한 후, 캠퍼밴에 돌아와 따뜻하게 마실 대추차를 우려내고, 점심으로 드실 샌드위치를 준비했다. 12시 전에 내려오셔서 훌러덩 점심을 먹고 바로 떠나야 하는 일정이라 손을 바삐 움직여야 했다.
아쉽지만 4박 5일의 일정을 끝내고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었다. 서둘러 샌드위치를 먹고 남은 과일과 간식들을 챙겨서 차에 넣어드렸다. 가시는 길에 드시라고.
그렇게 헤어짐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늘 그렇지만 먼 길을 떠났다 돌아오는 길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700마일 넘는 거리를 쉼 없이 달려오려면 피곤함을 무릅쓴 채 정신력으로 버티어 내야 한다. 내가 운전을 어느 정도 감당하는 터라 번갈아 가면서 한 사람은 쉴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긴 하였다.
끝없이 내리는 눈발을 헤치고 갈 때와 달리 낡은 맑고 하늘은 청명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도로는 말끔하기만 했다. 드문 드문 보이는 눈 쌓인 높은 산봉우리들만이 우리가 유타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80번 도로를 내리 달려 저녁 6시경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기름을 채우고 간단히 라면으로 요기를 한 후 다시 출발 집으로 돌아온 시각은 밤 11시.
안전한 여행을 다녀온 것만으로도, 그리고 훈훈한 선배님들과의 만남은 보너스이고, 맘껏 스키를 즐기신 파트너님의 행복은 한동안 그분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는 추억이 될 것이다.
또 언제 뵐지 모르는 존경하는 선배님들. 모쪼록 건강하시고 열심히 운동하셔서 다시 뵙는 그날에도 열정과 반짝이는 눈빛을 지니신 모습으로 이 후배를 힘차게 포옹해 주시기를 앙망하며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내가 좋아하는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 한 소절을 기억하면서.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