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밝은 달아
말했다 빌었다
처음이라고 구원이라고 새파란 새벽이라고
허연 밤이라고 붉은 낮이라고 누런 아침이라고
부엌에는 물렁하게 설거지거리들이 자라나고
걷지 않는 발들은
손이 되고
매달리기를 잊은 꼬리들은
떨어져 나간다
카페트 위에 화석처럼
새기는 오리와 원숭이와 연꽃과 사람의 수놓기
초과를 목표로 살아 왔다고
친구들이 말한다
이제는 기준이 지워졌다고
어쩌면 좋냐고
바람개비를 콧등에 올리고
노래를 부르면 어때
메론을 갈아 마시면 어때
어쨌든 달잖아 달달하잖아
달달함으로 삶이 용서되지는 않는다고
소녀들이 말한다 달리느라 발목이 아프다고
이제 그만 데려가 달라고 애원한다
낙하산이 자란다 속눈썹을 타고 길게
공중곡예나 펼쳐 볼까 말한다
회전 그네는 어지럽다고 말한다
자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 습관이 생긴다
더듬어도 닿지 않는
오래된 원망의 결정 같은 멀미약
도면은 어디서 찾나
해먹은 낡은 근위병들의 나른한 친구
소녀들에게 빌려온 손전등은
빛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