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가 쉽게 쓰는 ESG, 5분 투자로 바로잡기 上
탄소중립과 그린 뉴딜, 지속가능 경영, 그린 스완, ESG 채권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신가요?
여러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지만 알다가도 모르겠는 개념입니다. 이 단어들이 공통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개념 또한 그렇습니다. 바로 ESG입니다. 뉴스부터 영상 콘텐츠, 일상 대화까지 어느 곳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자주 접하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단어입니다.
한 번은 사석에서 지인이 최신 경영 이슈에 대해 논하자며 'ESG가 요즘 엄청 뜨거운 감자인데 혹시 아느냐며'라고 화두를 던진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제 질문에 얼마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대화를 얼버무렸었죠. 기본만 아는 개념을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주도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도 ESG을 두고 똑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왜 ESG는 어려울까? 上편을 통해 어렵게 느껴지는 그 이유를 알려드리고 5분 내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이 5분 동안 ESG에 대해서 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하하하
낯선 투자용어 또는 사례가 나온다면 쉽게 읽으실 수 있도록 별도로 주석을 달아 놓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ESG가 간단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4가지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ESG 개념은 왜 등장한 걸까? (Why)
둘째, ESG 정보는 누가 필요한 걸까? (Who)
둘째, ESG 지표 중 무얼 알아야 할까? (What)
셋째, ESG 정보는 어떻게 써먹을까? (How)
인데 한 꼭지씩 간단하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Concept of ESG (아시는 분은 시간 절약을 위해서 넘어가 주세요.)
글을 시작하기 전에 혹시 처음 접하는 독자분이 계실지도 모르니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ESG는 개념적으로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함께 일컫는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나타냅니다. 기존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은 회계학이나 재무학에 기반한 수량적 판단기준에 크게 의존하였는데 ESG는 이런 기존 이론과는 다르게 기업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예컨대 신규 사업이 얼마나 환경 친화적이고 탄소중립에 기여하는지를 평가 요소에 넣는 것이 예시가 되겠네요.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의 재무실적 및 측정 가능한 수치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론
ESG가 등장한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회사(Company)의 어원은 '함께'라는 뜻의 'Com'과 빵이라는 뜻의 'Pan'의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Company'는 먹고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란 의미가 되죠.
우리가 모여서 일을 하는 과정(기업의 경영활동)에서 자원(환경)은 소모됩니다. 조직 내 구성원 간 여러 마찰(지배구조의 문제)도 생깁니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사회(사회적 이슈)도 영향을 받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세대를 관통합니다. 즉, 다음 세대도 우리처럼 일을 할 것이고 동일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환경을 보전해야 합니다.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사회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에게도 공평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셨을까요?
정리하자면, ESG가 등장한 이유는 필수 불가결했습니다.
1.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기 때문이고
2.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자원, 사회를 소모하기 때문이며
3. 그 자원들을 후대에도 잘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잘 물려주어야 할지, 그 요소들을 뽑아서 만든 것이 ESG 지표입니다.
ESG가 왜 등장한지는 알았으니 누가 ESG 지표를 만들고 쓰는지 알 차례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ESG는 크게 'ESG 정보를 만드는 자'와 'ESG 정보를 이용하는 자' 두 개의 대동맥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ESG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는 기업입니다.
ESG 정보를 이용하는 주체는 소비자와 투자자입니다.
2.1 ESG의 정보제공 주체: 기업
우선 기업이 ESG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이유는 사회 구성원을 모아 자원을 소모하여 생산물을 만들고 그 가치 창출 활동에 대해 책임을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유한한 자원을 소비하여 가치를 만들어 이윤을 창출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인권이 탄압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올바른 대가와 환경을 제공하여 제품을 만들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ESG에 해당하는 요소들을 잘 지키며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정보를 위해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거나 ESG 지표를 공시하고 있습니다.
2.2 ESG의 정보이용 주체: 소비자
소비자는 왜 ESG 지표를 이용할까요? 저는 소비자가 기업에서 일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며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살기를 원합니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깨끗하기를 바랍니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인권을 존중받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기업의 제품을 쓰고 싶어 합니다. 과거에는 내가 쓰는 제품이 좋기만 하다면 회사 경영자의 도덕성쯤이야 눈 감아줄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기업이 내가 다니는 기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폐수를 아무렇지 않게 방류하는 지역이 나의 지역일 수 있고, 계약직 대량 해고가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전체적인 지적 수준과 공감능력이 상향되면서 더 이상 제품만 잘 만들어낸다고 해서는 소비자들이 좋아해 주지 않게 된 것입니다.
2.3 ESG의 정보이용 주체: 투자자
투자자는 왜 ESG 지표를 이용할까요? 안전하게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투자자들이 기존의 기업들을 평가할 때는 단순히 기업이 달성할 실적에 맞추어 기업가치를 평가하였으나 최근 기후변화와 사회적 이슈, 경영 논란에 따른 소비자들의 예측 불가한 소비패턴으로 기존의 평가방법으로는 향후 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돈을 잘 벌던 폭스바겐이라도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한 번으로 큰 실적 영향을 받은 것처럼 경영을 잘하는 회사와 실적이 좋은 회사가 비재무적 요소로 인해 기업가치 절하가 되는 상황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지표화 하여 본인들의 투자운용방식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젤 게이트 사건: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배출 가스양을 조작해온 사실이 2015년 뒤늦게 발각되면서 밝혀지게 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희대의 사기 스캔들. (벌금 37조_진행 중 / 시총 30% 증발)
환경보호와 인권존중, 윤리적인 경영이 당연히 지켜져야 할 핵심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들이 그런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고 그런 기업들을 좋게 평가하여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는 그런 기업이 튼실한 투자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말로 정리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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