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마지막 날,
넌 지금 어디쯤 와있니.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반쯤, 그러니 거의 다 왔어 “
첫 동대문을 왔던 4월의 봄을 지나 여름, 가을, 겨울의 지금, 1년이 안 되는 짧지만 길었던 시간이 지났다.
넌 대체 무얼 하고 있었어? 넌 9개월 동안 아무것도 해낸 게 없어.
옳은 말씀. 그래, 변화가 오기에는 짧은 찰나이다. 다이내믹한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난 반쯤. 다가갔어.
씨를 뿌리기 위해 땅을 고르는 세월, 두려움에 부딪치고 머리를 박았다. 그러니 난 떳떳하다. 요행을 바라지 않았고 토양의 비옥함을 위해 온전히 정신을 바쳤다. 할 수 있다. 두려움과 부정한 의식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난 돌처럼 이미 먼저 그 자리에 도착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