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간서치 N 전기수 Apr 15. 2020
내 눈은 특이한가 보다. 남들이 다들 예쁘다고 하는 여자 연예인을 봐도 가끔은 딱히 예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방송에 여자 연예인이 나왔는데 출연자 하나 같이 그녀의 미모에 감탄했다. 그걸 보고 난 무심히 "난 예쁜 줄 모르겠는데."라고 말했다. 이런 나를 보고 아내는 여자 보는 눈이 특이하다고 말했다. "하긴 오빠가 좋아하는 여자는 중성적인 여자니까."
아내가 중성적이지는 않다. 내가 종로 서울극장에서 아내를 처음 만난 날. 아내를 내려다봤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은 영화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를 연상하게 했다.
반면에 나의 첫사랑은 중성적인 여자인 여자가 맞았다. 키 큰 중성적인 여자.
세상에 획일적인 가치관을 강요하는 세상에 대해 장자는 다음과 같은 일침을 날린다.
"세상 사람들이 절세미인이라고 하는 모장과 여희를 물고기가 본다면 물속으로 숨고, 새가 본다면 놀라 날아가 버리며, 사슴이 본다면 멀리 달아날 것이다. 이들 중 누가 아름다움을 제대로 아는 것인가?”
미인상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때론 지역과 민족, 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장자의 말처럼 대상을 보는 눈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름다움을 대하는 남자와 여자의 시각도 다른다.
서울역 지하철 플랫폼 입구 좌우 벽에 붙은 광고판에 아이린의 얼굴 사진이 떴다. 나는 보면서 예쁜 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취향은 중성적인 여자니까. 그런 나의 남다른 미적 감각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되었으리라.
모두가 예쁘다고 말하는 사람을 놓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데에도 때론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 사람을 별종 취급할 테니까.
그렇다고 워낙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이 세상의 모든 아이린은 나 같은 사람이 그 말에 의문을 제기해도 상처를 받거나 기분 상해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