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매니에르가 심하게 찾아온 날이었다. 교회도 가지 못하고 침대에 종일토록 누워 있던 일요일이었다. 덕분에 밥도 먹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 전에는 경험에 보지 못한 지속적인 어지럼증이었다.
저녁이 될 쯤에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 날의 첫 끼니를 먹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검색어 1 위에 '구하라', '구하라 나이', '구하라 사망'이 떠있었다. 무슨 일인가 검색해 봤더니, 역시 아니나 다를까. 젊고도 앞길 창창한 젊은 여자 연예인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절친 설리에 이은 또 하나의 아까운 죽음이었다.
내 책임은 아니지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 또한 오늘 하루 괴로운 하루였지만, 나이 먹은 아저씨의 고질병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젊은 인생의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싶었다.
먼저 떠난 친구가 그리웠던거니? 그래도 이런 선택은 아니지 않니, 친구를 위해서도. 또 남겨진 너를 아끼는 많은 지인들을 위해서도. 물론 그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그만큼 힘들고 절실했었나보다. 너는 아직 젊고 아름다운데, 니체를 읽었던 거니. 굳이 니체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런 모진 선택을 했는지.
내가 좋아하는 모 예능 프로그램에 CRPS(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사람의 사연을 들었어. 타들어 가는 고통에 팔 하나를 자르고 싶었고, 죽음까지 생각했다고. 어쩌면 너는 마음속에 CRPS를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그 일로, 또 절친의 죽음으로...... 그곳에서는 평안하려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