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선에서의 만남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by 간서치 N 전기수

성경은 결혼을 두 남녀를 아교풀로 붙이는 것에 비유한다. 그렇게 붙어살던 부부가 어느 순간 남남이 되어 갈라선다는 건, 두부 자르듯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상처에서 피가 흐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금은 두 번째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는,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혼을 한 여자 방송인들이 나와 지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또 다른 인연을 만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8년 전 아내를 어느 기독교 모임에서 만났다.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다. 연락이 닿았고 네이트 온 메신저로 밤새 대화를 나눴다. 아내가 나의 요구 끝에 미니홈피 일촌 수락을 승낙해줬다. 처음에는 몰랐다. 아니 발견하지 못했다. 그토록 일촌 수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를. 나중에 아내가 짚어준 폴더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그곳에는 어린 아들과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다. 아내는 이혼하고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이제 서로가 호감을 갖고 알아가던 단계에서 나에게 부담을 줄까 봐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언젠가 알려질 거 언질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알려준 것이었다. 아내는 자신을 드러낸 셈이니 선택은 내게 달린 일이었다. 숙고 끝에 만남을 시작하기로 했다. 만남 이후에도 몇 번의 만남과 이별과 재회가 반복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중요한 문제도 아니었는데, 그때는 왜 그토록 지나치게 신중했었는지 모르겠다.


한 번의 이혼의 아픔은 당사자에게는 주홍글씨로 남고, 이는 또 다른 만남을 막는 닻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아내의 용기와 도전이 보여주듯,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에 붙잡힐 필요 없고, 그렇다고 너무 살피지 않아도 안 되겠지만, 중용의 덕을 지킨다면 한 번의 아픔은 좋은 관계 속에 사그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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