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책
코와 생식기의 연관성은 고대의 간통 처벌 방식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코와 생식기의 연관성은 예술과 문학뿐 아니라 과학 분야에서도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주제라고 캐서린 블랙레지는 [The Story Of V]에서 말한다.
동서양을 떠나 사람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코와 생식기 연관성이 깊다고 생각했다. 어느 아내는 바람을 핀 남편의 코를 깨무는 것으로 분풀이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코와 생식기의 연관성은 코의 크기가 곧 생식기의 크기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이런 비과학적인 생각은 17세기까지 지속되었다고 한다.
남성의 코뿐만 아니라, 여성의 코도 생식기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의 관상학인 상면학에서는 코를 인생의 중심부라고 부르며 여성의 코 상태는 여성의 성욕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서양의 히포크라테스 학파도 여성의 코와 생식기와의 연관성을 믿었다.
그들은 성숙한 여인의 몸에는 통로 혹은 관(호도스)이 생기는데, 그 관은 얼굴에 생기는 입과 콧구멍 그리고 생식기에 생기는 질이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믿음이 반영된 결과다. 이들에 따르면, 두 관의 끝은 모두 막히지 않고 뚫린 입으로 통하기 때문에 서로 상사 기관이라고 했다.
그 덕분에 보기에 코를 보고 생식기 질병을 판단하는 진단법이 생겨났다. 건조하고 비틀어지고 부러져 있는 코는 자궁의 문이 닫혀 있거나 기울어진 증거였다. 촉촉한 콧구멍은 자궁의 촉촉함, 즉 여성 생식기의 정액이 풍부함을 의미했다. 여기에 덧붙여 생리 현상도 코와 관련지어 생각해 코피와 생리와의 연관성을 생각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20세기 전후에 등장한 '나소 섹슈얼 의학'에도 잘 나타난다. 이를 연구하는 학자에 의하면 코의 점막은 여성의 생리 주기에서 29.5일에 해당하는 시기가 되면 팽창하고 충혈되다가 아주 민감해지고 결국에는 출혈이 일어난다고 한다. 생리 때 일어나는 출혈은 질이 아닌 곳의 출혈이라고 해서 '대상 생리'라고 한다. 또한 나소 섹슈얼을 믿는 자들은 여성의 임신이 진행될수록 코가 마비되거나 잦은 코피로 고생하는 여성이 늘어난다고 했다.
코와 생식기의 연관성을 생각하다 보니, 코의 본래 기능은 후각도 성욕에 연관 지어 생각했다.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도 군중에게 최음제가 퍼지니 집단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묘사된 것도 그런 예라 하겠다.
하지만 수많은 이유로 인해 냄새와 성욕의 관계는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고대 철학자들은 동물들이 짝짓기를 하기 전에 생식기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맡는다 하여 후각을 아주 하찮은 감각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후각에 대한 연구는 다른 감각에 대한 연구보다 미개척지로 남았다.
결론적으로 미신처럼 보였던 코와 생식기의 연관성이 사실인 부분도 있다. 혈관 속의 에스트로겐의 양은 생식기와 코에 영향을 미친다. 주기적으로 변하는 호르몬의 수치가 인간의 코와 코 점막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