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고등학교 1학년, 20 대 20 반팅 주선자로 나간 자리에서 첫사랑을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밤 전화기가 뜨거워질 정도로 통화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언제 넘어올래?”
“몰라.”
1년 동안 밀고 당기기를 하다 처음 만난 그 장소에서 달콤한 첫 키스를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이란 단어를 가슴으로 알게 해 준 아이였다. 하지만 부모님과 누나 그리고 형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막내였던 첫사랑은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나를 많이 힘들어했다.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결국 1년 만에 삐삐 음성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했다. 그날 세상을 다 잃은 듯 울었다. 그리고 첫사랑과의 이별은 이후 연애사에 계속 영향을 미쳤다.
대학에서는 세 번 정도 연애를 했다. 하지만 세 번의 연애 모두 짧으면 한 달 길게는 세 달만에 끝났다. 그리고 그 연애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는 패턴은 다음과 같았다.
(1) 혼자 상대방을 좋아한다.
(2) (운이 좋게) 상대방도 나를 좋아해 준다.
(3) 사귄다.
(4) 매일매일 만나고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는다.
(5) 이 사람을 더 깊이 좋아하게 되면 첫사랑에게 받았던 상처를 다시 받게 될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든다.
(6) 도망치고 잠수를 탄다.
(7) 상대방은 영문도 모르고 연락이 안 되는 나를 걱정하며 계속 문자와 전화를 한다.
(8) '미안, 더는 못 만날 것 같아'라고 문자를 보낸다.
(9) 그리고 연애는 끝이 난다.
(10) 몇 달 후에 다시 웃으면서 만나 연애 이전의 관계로 돌아간다.
돌아보면 매번 같은 패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