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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하는 마케터 Aug 13. 2020

하루 10분 명상을 30분으로 늘렸더니 생긴 변화

몇 주 전부터 명상센터 멤버들이 모두 매일매일 운동과 식생활 그리고 하루 명상 시간 등을 체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원장님에게 점검을 받고 있다. 혼자 할 때는 흐지부지 대충 했는데 일정기간동안 잘했을 경우 보상(?)까지 있어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점검 시간에는 하루에 앉아서 하는 명상, 즉 좌선 시간 10분이 너무 짧다고 30분으로 늘리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부터 매일 10분 하던 명상을 30분 명상으로 시간을 늘렸다. 따로 앉아서 명상할 시간이 만만치 않아서 퇴근길 지하철에서 서 있는 동안 10분씩 3번, 30분  명상을 하기로 했다.


집에서 환승역까지 30분 거리라 10분씩 알람을 맞추고 3번 반복하면 어느새 환승역에 도착해 있다. 지난주까지 매일 10분 명상도 주로 지하철에서 했는데 이번 주 내내 30분 명상을 하다 보니 확실히 10분 명상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 거울처럼 나를 비추다

10분 명상을 하고 나면, 뭐랄까…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밥을 먹다가 말고 나온 느낌,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중간에 끊고 나온 느낌


과 비교할 수 있는데 아직 내 명상의 경지(?)가 수승하지 않아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하면 바로 고요해지지 않고 들쑥날쑥 요동치는 마음의 파도가 가라앉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10분 명상은 그렇게 일렁이는 파도와 요동치는 마음의 물결들이 가라앉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이제 좀 잔잔해질라 치면 명상이 끝나고, 다시 슬금슬금 마음이 요동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 


30분 명상을 시작하자 처음 10분 기존처럼 매일 조금씩 컨디션이 다르긴 하지만 일렁일렁 울렁울렁 좌충우돌하듯 움직이는 마음의 파도가 점차 가라앉았다. 그리고 두 번째 10분은 서서히 고요한 호숫가와 같이 마음이 고요해진다. 마지막 세 번째 10분의 시간은 숨을 따라 움직이는 어깨, 허리와 골반 가슴과 배에 들고나는 숨결 등을 잘 느끼고 있다 보면 최근에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원인 혹은 해결책 등이 떠오르곤 한다. 만약 '나는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도 하고 말이다. 


한 마디로 세 번째 10은 나를 오롯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며, 그렇게 스스로를 바르게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주었다.


# 회사에서 되찾은 평정

퇴사 D-90일로 마음을 먹고 난 뒤에 퇴사를 앞둔 여느 회사원처럼 회사 가는 게 정말 싫었다. 대화도 잘 나누고 티키타카가 잘 맞던 부장님과는 눈도 마주치기 싫고, 누가 시키기 전에 내가 먼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생각도 다 사라져 버려 오직 퇴사의 그 날만 기다리고 있었던 지난 몇 주간의 시간은 정말 지옥과 같은 시간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랬다.

매일 명상 30분 4일째 되는 오늘.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10분씩 세 번의 명상을 했다. 그리고 몸도 마음도 아주 밝고 가벼운 상태로 출근을 했다. 어제까지 가지고 있던 뭘 해도 불편한 마음, 그만둔 영업사원이 하던 일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옆 자리에서 다음 주 퇴사를 앞두고 있는 신입사원이 실수를 해도 너그러운 마음이 마구 넘쳐흘렀다.


무슨 일이 있어도 허허실실 그저 스치는 바람처럼 내 마음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내가 하는 일도 회사도 이렇게 아름다워 보이다니, '나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 매일 1시간 명상을 하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오늘 문득 출근길 명상시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뭐야. 30분만 해도 이런데, 매일 1시간씩 하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아… 깊은 산속 동굴에 들어가 몇 년에서 수십 년씩 면벽 수행을 하는 도인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알것 같기도 했다.


30분 명상의 효과는 실로 놀라웠다. 하루 아니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지옥과 지옥을 오가던 마음이 이렇게 즐거워질 수 있다니. 


부디. 이 명상의 효과가.. 지속되길 바라본다. 제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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