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예민함이 +1, 상승했습니다.

찰나의 불편은 참지 못하고, 끝없는 고통은 견뎌내는 현대의 사람들.

by 오늘의 바다 보다

실로 예민사회이다. 모든 사람의 예민도는 갈수록 날이 서서, 종이장도 단숨에 잘라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아무도 부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해가 무자비하게 내리쬐는 여름날에는 밖에 있는 시간을 최대로 줄인다.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놓은 실내로 피신한다. 모 개그맨이 외치는 인기어 "잔말 말고 에어컨 파워냉방으로 틀어, 전기세 아낄 생각하지 마. 무조건 파워냉방으로 틀어..."에 모두가 공감하며 웃는다. 더 이상 선풍기와 부채를 사용하며 더위를 견디는 세대가 아니다. 이제는 사실 그 어떤 것도, 견딜 수 없다. 나의 참을성은 거의 바닥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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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에 대한 예민도도 같이 고속 상승 중이다. 모든 사람이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를 겪으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예를 들어 수건을 몇 번 사용한 후 세탁하는지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당연히 한 번만 사용하고 빨아야지가 다수 의견이 되는 중이다.


고통에 대한 예민함을 가장 복합적으로 잘 보여주는 척도는 아무래도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일 것이다.

'얼죽신' 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에서 엿볼 수 있듯이 모든 사람은 신축 아파트에서 살기를 바란다.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지하 주차장, 넓고 깨끗한 단지와 커뮤니티 시설들.... 이제 낡고 누추한 것은 무엇이든 견딜 수 없다. 당연히 편리하고 깨끗한 것은 좋다. 하지만, 이 편의는 모두 돈으로 사야 한다는 것. 그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한다.


오늘 택시비는 1만 원, 배달과 외식으로 한 끼에 3만 원, 세탁비로 4만 원.... 완전 포장이사는 300만 원..... 신축아파트는 10억 원... 아니 요즘 물가에는 더 비싼가? 불편함을 참지 못하는 대가는 모두 돈이다. 그래 돈을 써서 편하게 살면 좋긴 하지. 문제는, 이 예민함이 점점 자라서 내 손목의 사슬을 점점 옥죈다는 것이다. 이제 '남들만큼' 사는데 필요한 돈이 너무 많아졌다. 단순히 물가가 올라갔기 때문만은 아니다. 돈으로 교환해야 하는 각종 편리함 서비스 비용의 범위가 넓어졌다.


과거의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5년 전, 10년 전, 20년 전의 나와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콧물 흘려며 놀러 다니던 시절만큼 더럽게 다니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나의 청결함과 예민함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는 것. 이 많은 물건과 서비스를 누군가는 구매해 줘야 하니까. 그렇게 날마다 깨끗해지고 섬세해진 사람들은 그렇게 아낀 참을성을 회사에 몰빵 한다. 아니다 회사에 모든 에너지를 쓰기에 평소에 쓸 에너지가 없는 것인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됐다. 현대인들은 작은 더러움과 불편함은 못 참지만 회사는 참아낼 수밖에 없다.



현대인들은 사치가 영혼을 가볍게 함을 인정한다. 호사는 안락함과 혼동되지 말아야 할 고귀한 미덕이다, 당신은 안락할 수 있다. 그러나 호사스럽지는 못하다. 돈이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고 말하지 말라. 내가 옹호하려는 호사는 돈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이는 불편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 받는 보상이다. 이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맹세이다. 그리고 영혼의 음식이다.

-장 콕토-



나처럼 극단적으로 회사를 때려치우고, 소비를 줄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예민함에 제동을 걸고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유를 원한다. 그 자유도는 모은 돈이 많아지면 올라가고, 필요 생활비가 많아지면 내려간다. 무조건 절약을 외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자.나의 행복을 위한 필수 소비 중에 무의식적으로 세뇌된 것은 없는지.내가 참을 수 있는 더러움과 불편함은 어떤 것인지. 사실 먹고 자고 싸는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어느 정도 불편하고 더러운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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