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보지 못했던 행복

育兒, 育我, 六我수필 서른세 번째 이야기

by ANNA

며칠 전, 자기 전 아기를 안고 벽에 기대어 앉아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요즘 부쩍 독립적인 아기가 되어 신생아처럼 안겨있진 않으려고 하는데 어제는 웬일인지 가만히 품에 안겨 있었다.


해는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는 시간, 방안은 조금씩 어스름해졌다. 나는 자장가를 부르면서 허공을 바라보다 아기를 쳐다보기를 반복했는데 쳐다볼 때마다 아기도 날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너는 행복이야

그걸 반복하고 있자니 내 몸속 어딘가에서부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떤 감정이 솟아올랐다.


아, 이런 걸 행복이라고 부르는구나.

이게 내가 그토록 찾던 행복이구나.

그때 내 온몸과 방 안의 공기를 가득 메우던 행복감이 흘러넘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래서 아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다.


행복한데 왜 눈물이 날까.


이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이런 감정을 처음 느껴 봐서 신체가 놀랐나?

마치 슬퍼서 우는 사람처럼 울다 보니 감정에는 이름이 붙여지지만 눈물에는 명칭이 없는 것 같았다.


예전에 자격증 연수에서 8개월 아가를 둔 언니가 아기를 생각하면 너무 행복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며 울음을 터뜨린 일이 있었다. 그 마음을 지금 내가 알 것만 같다. 작고 소중한 존재가 내 품에서 꼬물거리며 미소 지을 때, 행복이 곁에 있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내가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어쩌면 행복도 원 앤 온리가 아니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지 모른다. 목표 달성과 같은 행복이 아니라, 순간순간 흩날리는 꽃잎 같은 그런 행복들은 수도 없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런 행복들은 때론 웃음과 때론 눈물과 함께 하면서 내 삶을 치유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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