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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퐁당 Oct 23. 2021

우연한 위로

[WITH]

달리는 지하철 안, 멍하니 서있었다.

"여기 앉으세요."

앞에 앉아계시던 아주머니가 일어나셨다.

-

다음에 내리시나 보다 생각하곤

"감사합니다"하고 앉았는데

안 내리시고 한참 그냥 서 계셨다.

-

젊은 사람들도 힘들다는 것을 안다는 듯,

양보해준 것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쿨하게 서 계시던 모습이 일종의 응원과 위로처럼

목적지로의 여정 동안 마음속에 남았다.

-

누군가 베푼 작은 배려가 크게 다가오는 날이 있다.

사실 참 힘든데 털어놓지 못하고

일상을 버텨내고 있던 날,

유난히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

-

내가 지쳐 보여서였는지

그냥 자리를 양보해주고 싶으셨는지

그분의 마음은 알 수 없으나

주변 곳곳의 우연한 위로가 존재한다는

작은 희망이 도시 속 지친 한숨을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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