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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서기 Oct 31. 2020

현기증


노래가 아름다워
따라부르지 못하는 가사를 그리워하네

청명한 하늘을 쳐다보다
만져볼 수 없는 파랑을 잡아보네

어질어질 나무의 내음인가
천천히 걷는데도 어지럽다

서울의 야경은 알 수 없는 감탄을 부르고
해 떨어질 때 쯤이면 비현실적인 색감에
어찌할 바를 몰라하네

시늉하는 인생아
포장마차에서 시원하게 쏘아박히는 소주 한잔 들이키며

숭늉같은 인생아
다 먹고 남은 밥그릇에 숟가락 한번 더 얹고 기운 차려본다

어질어질 나의 내음인가
천천히 걷는데도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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