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문화, 작은 로컬이 만들어낸 결과
수십 년간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몰두해 온 전문가들도 아직 우리의 경제적 욕구와 지구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실천은 다수의 작은 목표들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서 SDGs를 달성하고자 하는 계획이 분명해짐에 따라 기업의 책임이 더 명확해졌다. 소비와도 연결되는 SDGs는 경제 발전을 독려한다는 점에서 ESG와 같은 맥락이다. ESG라는 프레임워크는 기업의 올바른 투자를 목적으로 SDGs 이전에 제시되어 지켜져 왔으나 이후 모범 활동으로 세계 변화를 모색한 체계적인 시도이다.
한국은 2021년부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비재무적 요소인 ESG에 대한 평가를 경영 공시에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기업 경영자는 SDGs의 실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가 생겼다. 환경부는 2022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2주년을 맞아 22일부터 일주일간 ‘제14회 기후변화 주간’을 운영했다. 주제는 ‘지구를 위한 실천 : 바로 지금, 나부터!’로 나 자신부터 탄소중립 실천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와 홍보 활동(캠페인)이 펼쳐졌다. 사회적 공감을 확산하고 실천에 앞장설 청년 응원단에 대한 임명식도 진행됐다. 그날 오후 8시부터 10분간 지구의 소중함을 알리는 전국 소등 행사가 열렸다.
환경부는 국민과의 접점에서 탄소중립 실천 홍보 활동을 펼친다.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학교 대항전(스쿨 챌린지)’이 ‘기후 행동 1.5℃ 앱’에서 진행되었고, 올해는 참여 대상이 고등학생까지 확대됐다. 기후 행동 실천 인증, 실천 일기 쓰기, 줍깅 게임, 웹툰, 탄소중립 실천 문제 풀기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여름방학 기간 참여하여 높은 점수를 받으면 상장과 상품의 보상을 받는다. 탄소중립 홍보 활동 음원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천 영상 공모전’도 개최되었다. 행사에서는 올바른 투명 페트병의 배출 방법을 안내하면서 디자인을 도구로 한 다양한 실천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에서는 “가치 위해 같이 버려요”라는 콘셉트로 종이 빨대와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환경보호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ESG 경영의 탄소중립 실천 방안의 하나로 지구 환경보호와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 폐플라스틱을 올바르게 버리는 내용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벤트 참여 후,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음료를 주문하면 선착순으로 ‘리유저블 컵’에 음료를 담아 보상을 지급한다. 소비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세계적 기업인 스타벅스는 지속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가치를 알리는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렇듯 기업의 지속가능 실천은 처음에는 친환경, 그린, 에콜로지(Ecology) 등의 개념으로 친환경과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제는 더욱 발전하여 그 본질적인 정의로부터 경제성을 고려한 사회적 인식, 인간성을 포용하는 로하스(LOHAS)와 인클루시브(Inclusive)의 개념으로 설명되는 사회문화적 가치 생산 차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확장된 개념으로도 적용된다. 디자인의 가치가 변하면서 경험/서비스의 디자인 개념으로 지식이 전달되고 교육된다. 앞서 보여준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내용은 그 목적을 위해 다양한 재미요소를 활용하였으며, 정보 전달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흔적이 보인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직접 홍보한 환경적인 기업은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이다.
2012년 18세의 네덜란드 청년 보얀 슬랫(Boyan Slat)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보얀 슬랫은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하는 중 물고기보다 더 많은 양의 쓰레기와 마주하고는 ‘바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보자’라는 아이디어로 TED에서 강연했다. 성공적인 강연 이후 그는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후원금 200만 달러로 2013년 비영리단체인 ‘The Ocean Cleanup’을 설립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대규모 환경 활동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환경 자선재단, 네덜란드 정부와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적인 유럽의 부호들과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투자를 받았다. 오션 클린업은 강에서 쓰레기가 나온다는 사실을 근거로 쓰레기 수거 모델 ‘인터셉터(Interceptor)’를 개발했다. 이것은 해류의 흐름을 파악해서 바다 쓰레기가 움직이는 방향을 예측하고 적절한 위치에 쓰레기 수거 시설을 설치해 해류를 타고 쓰레기가 자동으로 모이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들은 기부와 펀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NASA에서도 위성 데이터를 제공하며 바다 쓰레기 수거 계획에 동참했다. 바다에서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업사이클링 선글라스로 재탄생한다. ‘이 안경을 산다면, 축구장 크기의 바다를 청소할 수 있다’라는 카피로 펀딩을 성공시키며 재생 플라스틱 제품 비즈니스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삼표 시멘트, 현대로템, 한국 엔지니어연합회, 한국시멘트협회는 폐플라스틱의 자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2년 6월 30일 MOU를 체결하였다. LG화학과 MOU를 체결한 폐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생태계는 위 그림과 같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기술 지원, 제품 개발, 폐기물 매립 제로화 추진, 생산 설비 구축, 자원 순환 촉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 및 홍보로 추진된다. 국내 시멘트 업계 폐플라스틱 자원화 플랫폼 확대로 시멘트 소성 공정에 사용되는 폐플라스틱 부산물을 활용하여 소재 국산화를 위해 전체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비료와 반도체 세정 원료 등을 개발한다. 협업으로 인한 선순환 경제의 실천 사례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속가능 디자인의 실천은 대부분 환경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소비자 대상의 홍보와 캠페인 위주이다. 지속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재미있는 게임과 문화생활 등 스스로의 실천과 SNS 인증을 통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챌린지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보상이 주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은 보상을 또 다른 투자로 생각하여 새로운 마케팅 예산을 측정해야 한다.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해 업사이클링 굿즈를 제작하여 교육적이면서 윤리적인 소비 실천을 독려한다.
2011년 DMI Reviw의 ‘Triple Bottom Line by Design : Leading as if Life Matters’의 메리 맥브라이드(Mary McBride)에 따르면, Triple Bottom Line의 측면을 고려한 디자인은 경제적 가치, 사회적 자본, 환경적 품질을 개선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한다. 제품과 서비스에만 디자인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략과 디자인프로세스가 경영의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활용될 때 세 가지 요소인 환경, 경제, 사회적 가치에 대한 목표가 이루어지고 그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를 TBLD(Triple Bottom Line by Design)라 한다. TBLD는 정책, 프로세스, 서비스 및 제품 등이 조직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생태계(Ecosystem)와 커뮤니티(Community)는 이익과 가치를 더할 수 있다. 김효일(2013)은 경험의 순환과정을 ‘행동(Doing) > 사고(Thinking) > 반성적 사고(Reflective Thinking) > 앎(Knowing)’이라고 정의하였다. Pine and Gilmore의 4가지 경험 유형은 ‘교육적(Education), 현실도피(Escapist), 미적(Esthetic),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다.
실천은 소비자 경험과 연결되고 행동으로 지식까지 전달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디자이너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하다. 경험을 위한 디자인은 프로모션이나 캠페인처럼 이벤트성이 강하다.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업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의 실천 문화, 작은 로컬 그룹이 만들어낸 결과는 의식적으로 지속가능발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출처 : 박영심 박 논
[작품시리즈 9]
기후위기 극복, 환경보호 등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콘셉트로 부산에서도 디자인으로 ESG의 새로운 가치를 알리기 위해 준비하였다. 다양한 세계 문화와 인간의 복잡한 심경을 다채로운 컬러로 표현하였고, 탄소중립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아픈 지구의 미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우리 모두 이해관계자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올바른 행동과 실천을 독려하고자 Cross Earth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또한, AI와 함께 해야 하는 인간의 혼란스러운 마음과 뇌를 생각하며 시각화하였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의식을 가진 리더십을 발휘하고, 기업에서는 그린워싱이 없는 ESG 경영으로 올바른 비즈니스 구조를 열어가며, 개인은 행동으로 SDGs를 실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순환구조로 건강한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경제학적 흐름에 따른 지속가능 디자인의 새로운 프레임을 고찰하여 교육과 홍보, 기부, 디자인씽킹, 문화예술 활동으로 사회의 선순환을 위한 꾸준한 실천을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