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흙번트시에나색
우리나라 KS컬러 시스템이 정립된 지 1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역사는 매우 짧지만 그 배경으로는 미국의 '먼셀 시스템'을 색상으로, 일본의 'PCCS 시스템'을 색조로 하여 100년이 넘는 역사동안 연구된 내용을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재해석하여 차용한 것이다.
컬러리스트 시험을 준비할 때면 12개의 포스터칼라를 준비해 가야 하는데, 기존에 나온 포스터물감을 구매하연 "번트시에나"가 꼭 들어있다. 물론 KS컬러 시스템에도 유채색 안에 포함된다.
하지만 조색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 이미 조색된 색이라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마젠타"로 변경해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혹은 별도로 "마젠타"를 구매해야 한다.
컬러리스트 전용 물감들은 '번트시에나'대신 '마젠타'가 세팅되어 있다.
"번트시에나"는 기본색이 YR색이고 검은색이 35~40% 정도 섞인 갈색으로 R이 조금 많이 들어가면 붉은 갈색이 되고 Y가 많이 들어가면 황토색에 가까운 갈색이 된다.
오늘의 컬러카드는 흙이 구운 느낌의 뜨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Y보다 R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 배경에 두었고, 약간 빛바래고 건조한 흙을 글자로 배색하였다.
요리할 때도 소금을 얼마나 넣는지, 양념을 어느 정도 넣는지에 따라 간이 맞다 틀리다, 확인한다. 혹은 ”미슐랭“이라는 단어가 생겼고 선정하는 요리사의 계급도 생겼듯이 섬세한 부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어린 시절 크레용이나 색연필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10색, 색이 적은 것부터 사용하다가 조금 이해도가 높아지면 30색, 45색, 70색,120색으로 갯수가 늘어난다. 색의 이해를 하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색으로 그림자의 표현이라던지, 음영을 표현하여 형태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어떤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의 시사점을 잘 표현해야 한다.
Burnt 불에 탄,
Sienna 이탈리아의 지역이름
시에나의 구운 색 이야기
번트시에나는 흙에서 채취한 안료를 구워 만든 색이다.
특정 산화철 안료(시에나에서 발견되는 흙)를 가해 만든다.
아이들에게 영어의 이해, 타국가 지역에서의 특징과 역사적인 배경을 이야기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여행을 가거나 책으로 여행을 떠날 때에도 기억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스토리텔링이 된다.
커피로 유명한 두오모.
이탈리아 시에나의 미술관 꼭대기에서 바라본 두오모 광장과 도시 전체의 색이 어쩌면 붉은 벽돌의 따뜻함과 숨은 지평선이 전혀 복잡하지도 낯설지도 않은 색인 것이다. 좁은 거리들이지만 익숙한, 정감 있는, 다시 또 가고 싶은 그 거리의 색감이 번트시에나 도시였다니.. 놀랍다.
단조롭고 건조해 보이지만 건강한 시에나 대성당이 우뚝 서있어 든든하다.
14세기 건축재료로 제일 많이 사용되었던 것이 "붉은 벽돌"이다. 쌓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과 아름다운 색상 덕분에 많이 사용되었고, 1309년에는 도시 내 모든 건물을 벽돌로 지어야 하는 법령을 제정하여 자연스럽게 구운 벽돌들로 건물들이 지어지게 되었다. 벽돌을 의무화하고 법령을 제정한다는 것은, 그 도시의 색상을 만든다는 것이고 아이덴티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 정책을 하는 사람들의 '디자인 마인드'와 '철학'까지 엿볼 수 있다.
Reddish Brown
붉은 기미의 갈색,
단풍잎 같기도 하고,
푸르름에 숨겨진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열정이 담긴 붉은 흙 같기도 하고
가을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구나~
크레용 이름에서 본 낯익은 이름으로
비록 입동은 지났지만 아직 쓴 추위가 오직 않은 겨울을 기다리는 단계~
가을바람에 구운 흙이 건조해지지 않기를 바라며....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