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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Jul 27. 2024

[속도방향] 어두운 곳에서 인도해 주는 너에게 고마워

느린바른방향표지색

우리 주변에는 알고 보면 너무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이제 휴가철도 시작되는데 도로에 표지판이 왜 초록색이 제일 많은지? 그다음은 파란색이 제일 많은지? 갈색 표지판은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지? 등의 내용이 궁금한 적이 있을까? 인생 사 길을 걷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성인이 되면 어느 순간 너무 자연스럽게 적응해 버린 탓일까.. 내가 기억력이 없어서 그런지 학교에서는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운전면허 시험에서 본 기억이 살짝 나기도,,,

요즘 세상은 너무 많은 정보가 있고, 올바른 정보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정확하기만 하다면 지식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님으로부터 부모님, 선배님들, 나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지혜는 시간이 지나야지만 깨닫게 되는 걸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너무 대중화되어서, 여기저기 어딜 가나 휴대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지하철이나 버스 풍경을 보아도 휴대폰 보지 않고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우린 그렇게 외로울지도 모르겠다. 예전과 비교하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빨리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더욱더 성급한 문화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길을 안내하는 대한민국 도로교통 표지판의 색상은 한국산업표준(KS) 및 도로교통공단 등의 기준에 따라 정의되어 있다. 특히 파란색 표지판은 주로 일반 도로의 방향 안내, 거리 표시, 서비스 시설 (Service Facilities), 주차장 (Parking), 병원 (Hospital) 등 편의시설 정보를 제공한다. 인쇄의 값인 CMYK값을 보자면 일반적으로 Cyan=100, Magenta=70이다.

초록색 표지판은 운전자와 보행자가 표지판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관된 색상을 사용한다.

또한 고속도로 출구 (Highway Exit), 방향 안내 (Directional Sign), 거리 표시 (Distance Sign) 등 목적지와 방향을 안내한다. 인쇄의 값인 CMYK값을 보자면 일반적으로 Cyan=95, Yellow=100이다.

이 초록색과 파란색은 한색계열로 다양한 조명조건에서 가장 높은 가시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즉, 전문용어로 푸르킨예 현상이 접목된 사례라고도할 수 있다. 밝은 날, 흐린 날 상관없이 정보전달이 잘 되어야 하는데 동이 틀무렵, 노을이 질 무렵인 박명 시에는 눈부심이 심하다. 하지만 푸르킨예라는 학자는 그 박명 시에 푸른색의 채도가 높아져서 선명하게 보인다는 걸 발견하였다. (반대로 붉은색은 채도가 낮아지면서 거의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데이트할 때도 접목시킬 수 있다. 새벽에 데이트를 하기는 힘드니 마음에 드는 사람과 노을이 질 무렵 약속을 한 뒤, 푸른 청색 계열이나 녹색 계열, 남색 계열의 옷을 입고 만나면 나의 외모가 더욱더 또렷해 보이는 이유이다. 물론 나도 지금의 남편을 경주에서 멋진 남색 양복을 입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반한건 비밀이 아니다.


눈에 튀어야 하고 선명해야 하는 방송무대에서도 푸른색의 조명, 무대인테리어가 많은 이유이고, 특히 비상구의 색이 전 세계적으로 초록색인 이유도 안전을 위해서도 있지만 불이나고 전기가 모두 끊긴 어두운 실내에서 제일 잔상을 오래 머금고 있으면서 어두울 때 선명도를 제일 높게 받쳐주는 색이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광고가 끝나고 제일 긴장감이 감돌 때 비상구 불빛이 매우 거슬리지만 빛을 머금어 더 환해졌기 때문이고, 영화가 시작되면 잔상이 없어지면서 우린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전 세계 어딜 가나 비슷한 색으로 자주 볼 수 있는 색은 당연한 색이 아니라 목적과 의미가 분명한 과학적으로 검증된 의도된 색인 것이다. 아하! 그렇구나~


색도 색이지만 지금 현재 모든 도로 표지판은 비바람에 이겨야 하고 뜨겁고 차가운 날씨에도 끄떡없어야 하기 때문에 반사광이 나는 특수소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반사광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뉴턴(Isaac Newton)에 의해 연구되었다. 어느 날 어두운 곳에 있는 고양이의 눈에서 빛이 반사되는 현상을 보고 그것에 대해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한 학자이다. 뉴턴은 17세기 후반에 빛과 색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빛의 굴절, 반사, 분산 등에 대해 연구하고 고양이의 눈 뒤쪽에 반사층인 타페터 루시덤(tapetum lucidum)이 빛을 다시 망막으로 반사시켜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력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는 자연 현상에 착안하여 어두운 밤거리를 밝히는 표지판의 재료에도 반사광이 나는 물질을 넣어 자동차의 빛에 반사되면서 글자들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만약에 뉴턴이 발명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어두운 밤에 어떻게 길을 찾아가고 운전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에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진다.


방향과 정보를 안내해 주는 초록색, 파란색에 대해 설명했지만 안내표지판에는 휴가철에 운전을 하다 보면 갈색 표지판도 볼 수 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관광 명소 (Tourist Attraction), 역사적 장소 (Historic Site), 사찰 등 문화재 정보 또한 갈색 바탕으로 되어있다.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거나 금지하는 표지판인 규제표지판은 빨간색 바탕에 흰 글자 정지 (Stop), 진입 금지 (No Entry) 등이고 반대로 흰색 바탕에 빨간색 테두리 및 검은색 글자/그림으로 속도 제한 (Speed Limit), 주차 금지 (No Parking) 등이 있다. 잠재적인 위험이나 도로 조건의 변호를 경고하는 경고 표지판은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와 그림으로 커브 (Curve Ahead), 횡단보도 (Pedestrian Crossing)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주차 및 편의시설의 표지판도 파란색바탕에 흰 글자이지만 동그란 원형의 표지판을 주차장 (Parking), 병원 (Hospital)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특별한 장소의 특정상황의 표지판은 학교 구역 (School Zone), 어린이 보호구역 (Child Safety Zone) 등의 형광 녹색이나 노란색, 도로 공사 구역 (Construction Zone), 우회로 (Detour) 등의 알림은 형광 주황색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형태와 색상 관련된 내용은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이야기 해보려 한다.


결국 이러한 신호는 픽토그램(사진 Picture + 다이어그램 diagram)과 함께 사용되어 말이 필요 없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그림언어이기도 하다. 글로벌하게 전 세계에서 암묵적인 규칙처럼 함께 사용되는 공통언어에 우리들이 당황하지 않은 이유가 이렇게 과학적이 다니 놀랍지 않은가^^


운전하면서 옆 사람들과 이를 주제로 이야기도 하고 맞는지 아닌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나에게 관대하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제일 어렵다.


'인생은 긴 여행을 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내가 가야 할 목적지는 다른 길로 돌아가더라도,

거북이처럼 늦더라도 꾸준히 열심히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누구보다 빠르게 도착해 있을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나를 인도해 주는 과학을 품고 있는 표지판,

목적이 언제나 정확한 표지판에게 함께 해줘서 'Thank You"라고 속삭이고 싶다.


조급하지 않게 느림을 즐기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당신의 색은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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