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컬러[유화상태] 물과 기름이 균일한 크림빛 마요네즈

계란크림마요네즈색

by 컬러코드
202408988-289.jpg


어릴 적 샌드위치나 샐러드, 달걀빵 위에 살짝 올려진 마요네즈는
언제나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흰 것도 아니고, 노란 것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 있는 묘한 크림색.
보드랍고 윤기 나는 질감은 단순한 소스 이상의 존재감을 가졌지요.


마요네즈의 색은 그 주원료에서 시작됩니다.
계란노른자의 진한 노란빛, 식용유의 투명한 황색, 그리고 약간의 식초나 레몬즙.
이들이 잘 섞이면, 유화(emulsification)라는 과정을 통해 물과 기름이 균일한 크림 상태로 바뀌는데,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색이 바로 마요네즈의 연한 크림빛입니다.

물과 기름은 잘 섞이지 않는데 말이지요.


계란노른자의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은은한 노란 기운을 주고,
식용유의 기름 방울이 빛을 산란시키며 부드러운 광택감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완전히 흰색도, 노란색도 아닌 오묘한 크림 컬러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스크린샷 2025-05-28 오전 2.19.31.png


마요네즈의 이름은 1756년 프랑스군이 스페인의 마온(Mahón)을 점령했을 때
발명된 ‘마온 소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프랑스식 발음으로 마욘(mayon)이 되고, 이후 ‘마요네즈’로 굳어졌지요.
원래는 귀족들의 요리에서 사용되던 고급 소스였지만,
오늘날에는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식탁의 단짝이 되었습니다.


마요네즈의 색은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줄까요?
그것은 보드라운 안심, 따뜻한 유대감,
그리고 음식에 감도는 작은 사치 같은 느낌을 전해줍니다.
샐러드에 한 스푼, 빵 위에 살짝 발라진 그 빛은,
평범한 식재료를 갑자기 특별하게 만들어 주지요.


기름이 좋지 않다고 추천은 하지 않지만

고소한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강렬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음식을 부드럽게 감싸며 그 맛을 완성합니다.


우리도 때로는 마요네즈처럼,

크게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를 부드럽게 감싸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한 스푼의 마요네즈가 당신의 하루에 작은 따뜻함을 더해주길 바랍니다.


오늘, 네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이미지 및 참고자료*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7화컬러[주렁주렁] 저는 천연수세미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