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림자 속 지니가 있을까?

피톤치드그린모기향색

by 컬러코드
202408988-315.jpg

여름이 되면 피우게 되는 것

여름밤, 캠핑장에 가면 꼭 챙기는 물건이 하나 있어요.
바로 모기향입니다.


사실 그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코를 찌르고, 금방 옷이나 머리에 밴 냄새는 좀 꺼려지기도 하죠.
그런데도 모기향은 빠지지 않아요. 왜일까요?

그건, 모기향이 나를 대신해 싸워주기 때문이에요.
어둠 속에서 나선형의 불빛을 따라
형체 없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연기 속에는 보이지 않는 지킴이가 있어요.
마치 알라딘의 지니가 등장할 것만 같은 연기처럼요.


모기향은 왜 녹색일까요? 대부분의 모기향은 진한 초록색이에요.

초록은 자연을 상징하는 색, 특히 피톤치드를 떠오르게 하죠.
숲 속에서 나오는 치유의 향기처럼,

모기향도 마치 “나는 너를 지켜줄 거야”라고 말하는 듯해요.


모기향은 천천히 타들어가며
작은 연기로 주변을 감싸요.
그 연기는 포식자 대신,
작고도 무서운 모기를 쫓아내죠. 재미있는 건,

자신은 점점 사라지면서 우리를 지킨다는 것이에요.


이런 모기향의 모습은 마치
조용한 용기, 또는 보이지 않는 사랑 같지 않나요?



모기향은 원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어요.
특히 옛날에는 식물에서 추출한 피레트린 성분
모기를 쫓는 데 사용되었어요.
지금은 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천연 성분 모기향도 계속 연구되고 있어요.

이런 변화는
SDGs 3번 건강과 웰빙,
12번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이라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도 연결돼요.



지난여름 여름방학의 기념으로 놀러 갔을 때

할머니 댁 마루에서 보았던
모기향이 피워지던 그 순간의 연기
우리의 기억 한 귀퉁이에 조용히 남아 있어요.

그 색은 단지 ‘방충’의 기능이 아니라,
어떤 여름날을 지켜줬던 기억의 배경색 같네요.


편안하게 쉬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마음이었을지도 몰라요


우리 마음속 그린자의 지니에게는 어떤 소원을 빌고 싶으신가요?


오늘, 네 마음은 무슨 색인가요??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3화제헌절 77주년, 민주주의의 색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