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털남아프리카호저색
오늘도 동물책을 보던 아이는 이제 리스트를 작성해서 저에게 권합니다.
글을 쓸 소재가 없으면 궁금한 게 많으니 여기서 "코라콜라"를 하라고 말이지요.
(여기서 코카콜라란? 코/카/콜/라/맛/있/다/ 맛/있/는/건/또/먹/지/ 척/척/박/사/님/께/ 물/어/봅/시/다
라고 하며 선택하는 놀이방법입니다^^;;; 그러면서 여러 개 중에 고르기 위해 저를 유도합니다 ㅎㅎ)
그러면서 유튜브를 보여달라고 하지요. 목적은 과연 글일까. 유튜브일까. 조금은 의심하면서
아이가 원하는 데로 따라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같이 감상 헸지요. 물론 제가 아프리카 호저에 대해 알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완전....
누군가를 향해 “쟤는 날카로운 면이 있어”라고 말할 때,
마치 남아프리카의 들판을 가로지르는 호저 한 마리가 떠오르더군요.
어디선가 본 고슴도치는 확실히 아니었습니다.
검고 하얀 선이 번갈아 새겨진 뾰족한 바늘털.
방어를 하며 색으로 외치는 자기 선언을 하는 동물이더군요.
"산미치광이=사나운돼지" 라는 뜻의 호저입니다.
남아프리카 호저는 몸길이보다 더 긴 검고 흰 퀼(가시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 3만개 이상의 가시가 등과 꼬리 그리고 옆구리에 아주 촘촘하게 나있는데
우리 사람의 머리카락의 성분인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뚜렷한 흑백 대비는 위장을 위한 색이 아니라, 위협을 위한 색입니다.
밤의 포식자들에게 “가까이 오지 마”라는 시각적 신호인 것이지요.
호저는 공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협이 감지되면 등을 부풀리고,
가시를 딸깍이며 ‘소리와 색으로’ 상대를 경고합니다.
저 가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한번 꼽히면 빠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저의 몸에서는 쉽게 빠져나가서 가시를 상대방의 몸에 박히게 하지요.
그래서 큰 동물들도 가시로부터 오염되어 죽게 된답니다.
무서운 동물이지요.
호저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느리게 걷는 그 걸음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신감의 무늬가 남습니다.
그 색은 야생동물의 생존전략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우리들에게도 큰 메세지를 줍니다.
호저 친구들끼리 붙으려고 해도 서로 가시에 찔리면 안되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둬야하는 동물인데 외롭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꼭 저의 기분 같습니다.
그렇게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인 듯했어요. (유투브에 나오는 말 인용)
사막과 숲 사이를 누비는 호저의 흑백 색상은
자연의 배경에 녹아들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색이지요.
이 대담한 줄무늬는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지속가능발전 SDGs 15번 ‘육상 생태계 보호’와 연결됩니다.
야생동물의 자생 전략을 이해하고 보존하는 것이
생물다양성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및 참고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