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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에이드 한잔에 담긴 여름의깨달음

시트러스레몬에이드색

by 컬러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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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친구와 놀이터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놀던 기억이 있다.
달달한 게 마시고 싶다며 매점으로 달려가
우리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긴 레모네이드를 한 잔씩 들고
그늘에 앉아 허겁지겁 마셨다.

처음 입에 닿는 느낌은 시큼함이었다.
하지만 곧 달콤함이 따라왔고,
입 안 가득 노란색의 기분이 퍼졌다.

도대체 왜, 이 음료는 기분까지 이렇게 상큼하게 만드는 걸까?


레몬의 껍질이 노란색인 이유는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 덕분이다.

카로티노이드는 당근의 오렌지빛, 단호박의 노랑도 만들어낸다. 레몬은 과일이 익으면서 초록빛의 엽록소가 줄어들고, 노란 카로티노이드가 남아 우리가 아는 ‘레몬색’이 된다.


레몬의 신맛은 시트르산(Citric acid) 때문이다.
시트르산은 우리 입안의 침을 자극하고, 침은 소화를 돕는다.
그래서 여름철 식욕을 살려주는 보양 음료로 레모네이드는 효과적이다.

게다가 레몬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C 몸속 염증을 줄여주는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다.

달콤하게만 보였던 노란 음료에 이렇게 많은 과학과 생명의 작용이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꽤 놀라운 일이었다.



사람은 색에 감정을 반응한다.
노란색은 태양, 빛, 생기를 상징하기 때문에
뇌에서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그래서 우리는 노란색을 보면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고, 힘이 나는 기분을 느낀다.


“기분까지 마시는 색깔”이었다.


세상을 더 잘 느끼고 싶다면,

오늘은 먼저 내 입과 눈이 만나는 작은 경험부터 천천히 음미해 보자.


때로는 레몬처럼 시큼한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달콤한 레몬에이드 되어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아까부터 입안에 침 고인 거 정리하시고요~~^^

오늘 나는 무슨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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