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찾아봐요매미색
“엄마, 매미는 왜 날개가 투명해요?”
갑자기 띠용~~ 엉뚱한 질문도 아니고, 날카로운 질문도 아닌데...
공원 벤치에서 아이와 매미 허물을 바라보다 문득 들려온 질문.
순간 나는 ‘소리를 남기고 사라지는 존재’라는 말을 떠올렸다.
매미는 짧은 지상 생활 동안 유난히도 큰 소리를 낸다.
그런데 그 몸은 나뭇가지와 닮은 갈색, 날개는 투명에 가깝다.
보이진 않지만 들리는 생명. 그 색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매미는 대부분 갈색 또는 검은색이다. 이는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장색’이다.
나무껍질이나 나뭇가지에 붙었을 때 잘 구분되지 않아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러한 색은 눈에 띄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갈색이라도 종류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색조를 띤다. 어떤 매미는 붉은 갈색, 어떤 매미는 흑갈색을 띠기도 한다. ‘색은 생존’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매미의 날개는 말 그대로 ‘투명’하다. 그런데 빛을 받으면 다채롭게 반짝인다. 이것은 광간섭(光干涉)이라는 현상으로, 빛의 파장이 날개의 얇은 표면에서 여러 방향으로 반사되며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빛의 마술이다.
즉, 매미의 날개는 색이 없지만, 빛에 따라 색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반짝이는 존재”라는 말처럼 말이다.
땅속에서의 매미는 어두운 갈색, 유충(애벌레) 시기이다. 탈피 직후는 하얗거나 연 노란빛, 매우 연약하고 성충이 되면 점점 딱딱해지며 갈색 또는 흑색으로 변화한다.
이처럼 매미는 땅속에서 3~7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딱 일주일 남짓한 여름에 지상으로 나와 소리를 지른다. 매미의 삶은 짧지만 강렬하다. 색으로 본다면, 짙은 색에서 투명색으로의 전환, 어둠에서 빛으로의 여정이다.
SDG 15 - 육상 생태계 보전
매미의 울음소리는 도시의 자연성과 생물다양성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도시화로 인한 매미의 서식지 감소는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SDG 4 - 양질의 교육
매미는 좋은 자연관찰 교과서다. 아이들과 함께 허물을 관찰하고, 성장과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 소재다.
투명한 날개를 가진 매미는, 단지 살아 있는 것으로도 여름을 증명한다.
보이지 않는 노력, 보이지 않는 존재, 그러나 분명히 빛나는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