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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디자인

야마자키 료 지음 | 민경욱 옮김 | 안그라픽스 | 박영심 씽커

by 컬러코드



우리의 일은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멈추자
사람이 보였다.




과제를 발견하면 곧바로 기획서를 쓸 것

필요하다면 몇 번이라도 고쳐 쓸 것



(요약)


디자인은 우리 사회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이다.


경제 논리가 곧 삶의 논리가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인다.



어느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아파트에서 100일 동안 6명이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2012년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20대에서 80대까지 그 연령대를 불문하고 전 세대에 걸쳐서 일어난 일이다. 이들의 사연은 저마다 다르지만 가난, 질병, 고립이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그 안에 있었다 생활을 유지할 돈이 없거나 건강하기 못하여 사회 활동이 어려운 이, 사회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이들이 더 이상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질을 말해 준다 고용 없는 저성장의 그늘 아래에서 불안한 시간이 지속될수록 가족은 붕괴되어 뿔뿔이 흩어지고, 빚으로 살아가는 중산층은 증가한다. 자본이 삶의 영역을 송두리째 잠식하면서 모든 것은 경쟁이 되었다. 불안한 고용과 노동 시장에 내몰린 청년들은 '스펙'경쟁에 매달리면서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연애를 할 시간도 잃었다. 타인을 친구로도 동료로도 보지 못하고 경쟁 상대로만 인식하며, 계산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못한다.


일본의 급속한 도시화와 개인화라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이 책의 지은이 야마자키 료는 선택을 한다. 랜드스케이프 건축가라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일의 한계를 직감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디자인의 역할이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찍이 깨닫는다. 보이지 않는, 죽어 가고 사라져 가는 것을 살려 내는 일에 뜻을 담아 studio-L을 설립한다. L이 life, 삶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근간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야마자키 료는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지 않는다', '혼자 디자인하지 않는다.' , '만드는 방식을 만든다.', 등 커뮤니티 디자인 방법론을 발견해 나간다. 현장에서 변화를 인지하고 디자인의 새로운 시대적 역할을 통찰한 디자인을 다루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끊어진 관계를 다시 연결하고 회복시키는 커뮤니티 디자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실천적 깨달음과 자발적 참여를 살려 죽어가는 생활공간을 다시 생기로 움직이게 하는 디자인을 강조하고 커뮤니티의 힘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의 경험을 회고한다.


내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혼자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라 이웃과 의지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삶의 태도를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 박활민. 삶 디자인 활동가 2012 내용 중에서 -





들어가는 말

누군가에게는 '커뮤니티 디자인'이 낯선 용어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커뮤니티 디자인은 이미 1960년 무렵부터 사용된 용어이다. 다만 그 의미가 지금과 조금 달랐다. 50년 전 일본에서 쓰이기 시작할 당시, 커뮤니티 디자인은 주로 뉴타운 건설 과정에서 자주 등장했다. 마을을 이루고 살면서 양질의 교류를 만들어내기 위해 광장이나 집회장 등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등을 생각하는 것이 예전의 커뮤니티 디자인이었다. '커뮤니티 광장'이나 '커뮤니티 센터'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만 있으면 사람들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발상이었다.


건축과 공원을 설계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발견한 사람. '디자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잘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것 말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외면할 수 없게 된 사람.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디자이너만은 아니다. 행정이나 전문가의 노력만으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있거나 내가 사는 마을에 공헌하고 싶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기 방식들 만드는 일에 매력을 느끼게 하고 싶다.






'만들지 않는' 디자인

시민을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천했다.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커뮤니티의 존재가 중요하다. 하드웨어를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운영한다는 시각으로 이 둘을 결합해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원을 만들어낼 수 있을것이다. 공원의 100개였던 프로그램이 10년 뒤 700개가 실행되고 있다.

공원 안에 어린이 놀이터를 설계 추진 방식으로 '참여하는 디자인'을 실험하여 아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놀이터를 설계한다. 지금의 UX디자인으로 직접 경험하고 의견을 받아들여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들에게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조력자' 라고 부르며 흥미와 행동, 생각을 이끌어내는 사람으로 기회를 주면서 직업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모두가 참여한다. 조직에 젊은 에너지가 끊임없이 더해지고 순환하면서 항장 참신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비영리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을 보는' 디자인

우리들이 마을에 들어가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외부 사람은 언젠가 그곳을 떠난다. 차라리 그 마을에서 우리와 뜻이 같은 사람들을 찾아내어 그 사람들과 활동의 참맛을 공유화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주체를 새롭게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활동은 스키나 테니스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을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마을을 이용해' 내가 즐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은행 문을 닫으면 은행 앞에서 요구르트를 파는 아주머니, 그 분이 없으면 삶의 의미를 못느낄 정도로 복지처럼 야구르트를 판매하고, 마치고 뒷정리를 매우 잘 하고 가신다. 마을이 매우 잘 사용되어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디자인

시대가 바뀌고 우리를 둘러 싼 모든 것이 변하면, 나와 주변을 새로이 탐색하여 저마다 특성을 살린 마을 만들기에 착수해야 한다. 혼자 시작할 수는 있을지언정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참여하는 힘이 마을을 구축한다.


어린이와 함께 '더린이 가사오카 제도 진흥계획'을 책정했다. 부제는 10년 뒤 가사도카 제도에 부치는 편지'였다. 1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하고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더 괜찮은' 가능성의 디자인

진솔함을 바탕으로 신뢰 관계가 구축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실마리가 잡힌다 상황은 아직 호전될 수 있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온 것처럼 보일지라도 변화는 곧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전체로 퍼져나간다.



'스스로' 가치를 찾는 디자인

물건이나 돈에서 가치를 찾을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에게서 잊고 있었던 중요한 가치가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은 커뮤니티 안에서 더 단단해진다.



'함께' 과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과제는 당연하게도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 마을 하나하나나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천천히 오래도록 연대의식을 뿌리내리는 것이 커뮤니티 디자인의 방식이자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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