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책방'
언젠가부터 우리 책방은 ‘홀로책방’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요즘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손님은 혼자다.
음료 한잔 앞에두고는
스탠드 불빛 아래 묵묵히 책을 읽는다.
오늘도 네 팀의 손님이 있었는데, 모두 혼자였다.
각자의 테이블, 각자의 책, 조용한 하루.
큰 영업이 되는 건 아니지만
어느새 이 공간에는 말없는 규칙이 자리 잡았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분위기.
혼자라도 함께 있는 느낌.
먼 길을 달려 이 책방을 찾아오는 손님.
매주 하루, 조용히 책을 읽고 가는 청년.
예쁜 표지의 책을 품고 들어오는 활기찬 아가씨.
이런 풍경은 매일 비슷하지만,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오늘은 약간 흐리고, 비도 살짝 내렸다.
며칠째 30도를 넘긴 더위 속에서
이런 흐린 날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딸랑—
익숙한 종소리와 함께
독서모임에서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밭일하다가, 농막 곁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데
책이 읽고 싶더라고요.”
그녀는 나와 비슷한 연배이다.
혼자 다니는 게 어색하고 어렵다던 그녀였지만,
이 책방만큼은 혼자인 게 편하다 말했다.
오늘따라 나도 기분이 좋다.
어스름한 날씨 속, 중정의 조명은 유난히 따뜻하게 빛나고
초록빛은 더 짙어 보인다.
기지개를 켠다.
에어컨 바람 아래서 게으름을 피우던 몸을 일으켜
시든 나뭇잎을 정리하고,
책방 앞 고양이집에 시원한 물과 사료를 채워넣는다.
밀어두었던 빗자루질도 마저 해야겠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다들 저렇게 혼자서 잘 다닐 수 있을까?
나는 책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혼자서 카페에 앉거나, 책방에 들르는 건 아직도 망설여진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도 그들처럼 용기를 내어,
휴일 하루쯤은 책 한 권 들고 어딘가에 다녀보자고.
혼자라는 말이 꼭 ‘외로움’만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걸
이 공간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