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가는 시간이 있어야 뛰거나 날 수 있다

무명의 시간을 견디기

by 이키드로우

한계를 뛰어넘어

날고 싶다.


하지만

날기 전에

반드시 뛰야 하고

뛰기 전에는 걸어야 한다.

그리고 걷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단계,

‘기어가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기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기는 것은

내가 나 스스로를 보기에도

그리고 타인이 나를 보기에도

초라한 모습일 가능성이 높기에

달갑지 않으며

가능하면 회피하고 싶은 일이다.


어떤 분야에

최소한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기어가는 시간 없이는 힘들다.

반드시 기어가는 시간이 있어야

걸을 수 있고

걸어야만 뛰거나 날 수 있다.






관점을 조금 바꿔보면

기는 시간도 즐길 수 있다.

사실, 기는 시간은 꼭 비참하지만은 않다.


타인 앞에서 기어야 한다면 비참하겠지만

프로페셔널로 세상 앞에 서기 위한

기어감은

나 자신에게 나를 낮추고 기어가는 형국이라

따지고 보면 그리 비참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긴다는 말은 달리 표현하면

‘무명 시절’에 가깝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아지까지 이렇다 할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아도,

딱히 나를 불러주는 이가 없더라도

묵묵히 그냥 내 길을 가는 기간이다.


제대로만 기어간다면

걷고 뛰고 나는 것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빠른 시간 안에 포텐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기는 시간을 제대로 견디지 못하면

걷거나 뛰는데 필요한 근육들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날기는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한 채

중도 하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무명의 시간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은 실제로

무명의 시간을 견뎌본 사람,

기어가기를 해 본 사람만이 안다.


그렇지만 확실한 진리 하나,

제대로 기다 보면

코어가 단단해지고

팔과 다리에 근육이 생겨

오랜 시간 걷거나 뛸 수 있고

종국에는 반드시

날게 된다는 사실이다.


아직 나도

무명이다.

40 중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무명이다.

여전히 기어가는 중이지만

부끄럽지 않다.


탄탄하게 기면서

날기 위한 필요 요소들을

잘 갖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내 전성기는

오지 않았으니까…